당신이랑 결혼한지 한달쯤있음 만 5년이네요...그사이 우린 예쁜딸을 얻었고...
이만하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겠지요?...너무먼 부산에서 당신만 믿고 와서
처음엔 너무 생소하고 외로워서 부산에서 걸려오는 전화만 받으면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곤 했었죠?...그때마다 따뜻하게 위로해주던 당신...정말로
고마웠어요...근데 세월이 흘러서인지 갈수록 당신이 너무 무덤덤해지는것 같아
서운하기도 해요...물론 다른 남편들에 비하면 너무 자상하고 애정표현도 잘하고
좋은데...당신의 예민한 성격 5년쯤 받아 주다보니 나도 속에 뭔가가 자꾸 맺히네요.
부드러운 애정표현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내 존재에 대한 무력감...가장으로서
무거운짐 혼자지고 가는 당신 안쓰럽다는 맘 들다가도...부모 형제 자매 다 떨어져
외로이 사는 나보다 자기가 더 힘들까...가끔은 짜증이 나기도 해요...그래서 일없이
딸아이 손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당신눈엔 팔자 늘어진것 처럼 편해 보이겠지요.
하지만 아이 데리고 외출하는게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것도 당신은 모르는것 같아서
그냥 당신이 생각하듯이 신나게 놀다 온것처럼 행동하고 말지...나도 이젠 탈출을 하고 싶다.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아이를 떼놓을 용기도 없고...그치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알수 없는 그림자를 떨쳐내려면 뭔가를 해야만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