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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해외여행 갑니다


BY 산목련 2005-01-22

저 24일날 4박5일 해외 여행갑니다

17살에 시집와서 올해 53세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었지만 몇년 전 86세인 사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올해 89세인 시어머니는 그런데로 기력이

좋으신 편이고 아이들 4남매는 다 성장 해서

나름대로 제 갈길을 찼았읍니다 시골에서

4명을 과외는 고사하고 학원도 안보내봤고

보낼 형편도 안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들이 노력을해서 상류대학가서

3명은 박사 1명은 석사 졸업시키고 올해 남편도

박사 졸업 시켰읍니다

남편 고3때 약혼하고 대학1학년때 결혼을 했는데

이 남편이 사춘기가 늦게 왔는지 결혼초 부터 "도"

닦는다고 아니요 장가오기 전부터 학교도

잘 안나가고 사찰에 가서 있었다나요

그런데 제가 시집와서도 절로 도망을 가서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어떻게 어떻게 알아서

절에 찼아가서 삭발한 남편을 찼아왔어요

장가 오기전에 비행은 쉬쉬 하다가 결혼후에 일은

시댁에서 모두 제탓으로 돌리는데 요즘 같으면

천장만장 도망을 가겠지만 철부지 나는

정말 내탓인가 하고 무슨 큰 잘못이라도 했는냥

아침 점심 저녁 아궁이에 불을때서 식사 준비하고

농사를 지으니까 일 바라지도 무척 힘들었읍니다

며느리들이고 부엌에 시어머니가 들어가면

동네에 큰 흉거리라고 시어머니는 부엌에는

얼신도 안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정말로 생각조차 하기싫어져요

남편이 도망을가도 그냥 걱정할줄도 모르고

안돌아오면  이대로 살면되겠구나하고

낮이면 집안일에 정신없고 저녁이면 고단해서

골아 떨어지고 그렇게 살았어요 4년을 돌아다닌

남편이 어느날 돌아와서 이제 공부를 하겠으니

저사람과같이 서울로 보내달라고 하대요

그러자 할수없이 남편따라 서울 이라는데를 그때

처음 왔어요 서울오자 나는 중대한 임무라도

받은것처럼 지극정성으로 남편 공부 잘 하게해달라고 

배봉산에 매일새벽 기도를 다녔어요 그렇게해서

남편이 졸업하자

내때문에 공부안된다고 눈치 주던 시댁식구들에게

내가 공부 시켰다고 진짜 뻐기고 싶었어요

그럭저럭 살다보니 인생에 중반을넘어서고

이제는 몸도 여기저기 아파오고 남는것은 지난날에

아쉬움뿐이네요

이제는 시어머니도 나 없으면 못산다하시고 남편도

제게 무척 고마워하고 잘해줍니다

남편이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고 큰맘먹고 해외여행을

시켜준다기에 저 가기로했습니다

여러분 축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