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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못한 마음...


BY 별 2005-01-31

밤새 지독한 감기를 앓은듯 하다

일년이면 몇번씩 앓는 감기가 아니라

난생 처음 겪는듯한 독감 같은 거....

어젯밤에는...

나를 바라보던 오빠의 애잔한 눈빛의 그리움에...

본심과  다르게 말하는 속상함에...

마음을 다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이제는 오빠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아쉬움에... 

오빠에 대한 내 감정의 깊이를 알아버린 당혹감에...

지울 수 없는 나의 지난 상처에 대한 기억때문에...

 

너무 아파서...너무 아파서 

행여 옆에 있는 사람 알까봐  숨조차 쉬지못하고 울었다

울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냥 눈물이 흘렀다 

 

종일 혼란스런 마음에

오빠를 원망해보고

나의 운명도 원망해보았다

 

세상에 둘밖에 모르는

우리 만남의 사연들... 그것은 숙명일꺼야...

아니, 누가뭐래도 숙명이라 생각한다

오빠도 언젠가 내게 말했지

우리의 만남은 오랜시간 기다려온 운명적 인연이라고...

그런데

지금 나는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두렵다

이제 오빠곁에 내가 옆어도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내 마음을 비우려 하니 쉽지가 않다

마음속에서 오빠를 밀어내려는 마음과

영원히 곁에 두고 싶은 양가감정에 우울하다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보곤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번호 두개만 누르면 통화할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전화를 하려하면

핸드폰을 열어놓고 잠시 망설이게 된다

왜 그럴까?

지금도 난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쳐다보고있다

무슨말이든지 해야될 것 같은

무슨말이든지 들어야 될 것같은 마음에

서성거려진다.

 

이제 생각하지 않아야지...

내가 먼저 수신거부로 돌려놓을까?

이제 전화오면 받지 않아야지..

이런 다짐을 몇번이고 하면서도

바보같이

난 지금 오빠의 전화를 기다린다

어쩌면

기다리는 것이 더 힘이드나보다

전화기에 자꾸만 눈이간다...

그리고 또박또박 누르고 싶다

이런 내가

정말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