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1살이구 4살 딸아이 하나를 키우는 아짐입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의 힘든 점만 가장 중요시 여기고 힘들어 하지요.
사실 전 특별히 아니 심하게 힘든 걱정이나 일을 가지고 살진 않아요. 그런데 하나도 행복하지 않아요. 힘든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전 정말 행복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죠.
돈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구(제가 아는 사람은 수입이 그 정도면 니가 나가서 좀 벌어야 겠다고도 하지만) 전 수입에 큰 불만은 없어요. 이정도도 감사하죠. 더 못버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제가 아가씨때 중소기업에 다녔는데 거기 일하시는 생산직 아저씨들 월급이 정말 장난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신랑 월급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 불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아이때문에 나가도 수입이 나아지지 않구요. 근데 문제는....
잔잔한 걱정들이 많다는 거지요. 제가 몸이 여기 저기 소소하게 좀 아프거든요. 저희 친정엄마 말씀이 너무 활동하지 않고 집에서만 있으니 아픈 몸에 우울증까지 생기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한마디로 호강에 지쳤다구요. 우리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실만 해요. 엄청시리 고생많이 하시구 사셨거든요. 아빠가 경제적으로 무능하시고 또 젊은 시절 술주정으로 세월 보내신 분이라 맘고생도 상당했구요. 지금도 아빠는 집에서 계시고 엄마는 직장에서 일하시고 계시니까 저처럼 집안에서 살림만하고 애하나 키우는 건 일도 아닌데 맨날 아프다 우울하다 그러니 그럴밖에요.
정신과에 가볼 생각도 해본 적 있어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조금만 고민해도 뒷머리가 심하게 아팠죠. 근데 그게 하루종일 그렇진 않아서 또 정신과 가면 이런저런 얘기다해야 하는데 것도 맘 안놓이고 그래서 못갔죠. 애기 맡기기도 힘들구요.
저희 남편은 특별히 나쁘진 않지만 재미가 없어요. 남편들 밖에 나가서 힘든 건 알지만 들어오면 대화도 좀 하고 애기하고도 좀 놀아주고 책도 읽어 주고 그럼 얼마나 좋을까요 책은 한권을 다 읽히기 힘들고 좀 귀찮게 하면 짜증내고 나랑 대화는 안해도 드라마는 열심히 보고 보고 나서 좀 얘기좀 하고 자면 얼마나 좋아요. 그냥 가서 혼자 잡니다. 매일이 그렇습니다. 그렇게 자는 모습 보면 안스러울 때도 있지만 화날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남편만 바라보고 살지 말아야지 마음 먹지만 뭐 애 키우는 주부가 특별히 마음 기댈데가 있어야지요. 그렇다고 돈이 많아서 취미생활이라도 맘대로 할수 있으면 좋은데 이건 뭐하나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그게(돈걱정) 더 머리 아플때도 있구... 제가 좀 간이 작다보니 일을 못 저지릅니다. 워낙 어렵게 살아서도 그럴 거구요. 어려서 부터...
애하고 잘 놀아주지도, 어렸을땐 잘 봐주지도 않았던 사람이 애는 하나 더 낳자고 합니다. 내 참... 사실 저 애기 낳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건이 되어야 애도 낳는 거 아니겠습니까? 경제적으로 좀 안정이 되었다거나 애기 아빠가 애기를 너무 좋아한다던가... 불확실한 직장에 후속대책도 없는 사람 짱납니다. 공부 하지도 않구요. 맨날 드라마만 보고 잠자는 사람 피곤한건 알아도 가끔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람 믿고 과연 둘째는 낳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요? 시어머니 성화도 스트레스구요. 시누들까정... 생각 같아서 속마음 조금이라도 비치고 싶지만 미움살까 그리도 못하구... 우리 시댁도 아주 어렵게 살아서 우리가 도와줘야 되는 형편인데... 애기는 나오면 지 먹을 복 갖고 나온다나요. 이런 말이 더 짱납니다. 우리 시엄니 애기 책전집 100만원씩 간다고 하면 아마 놀라실 겁니다. 그런 거 전혀 모르시지요. 학원비 한달에 몇십만원씩 나가는 것도 모르시구요. 그냥 밥만 먹여주면 되는 걸로 생각하시지요. 왜냐... 우리 시누들이 그렇게 키웠거든요. 지금 초등학생들... 학원 가고 싶대도 없어서 못 가르칩니다. 옛날 식으로 그냥 키운답니다. 소신들은 강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눈치보고 책사주고 그럽니다.
너무 길었네요. 더 쓰고 싶지만 읽는 분이 힘들 것 같아 줄여야 겠네요. 제 얘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어찌하면 더 재밌게 살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