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명절이네요. 맘같아선 내일아침 가고싶지만
시댁도 너무 가깝고 내일아침에 가는날엔 우리시어머니 난리치실게
뻔하기에 오늘 남편퇴근하면 같이 가야할 것같아요.
갑자기 이런생각이 드네요.
다같이 즐거워야할 명절... 그런데 며느리들은 명절증후군을 심하게 앓잖아요.
처녀적엔 편했었는데...
결혼하고 딱 보니 무슨무슨 날엔 돈나가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몇일동안 끙끙앓고... 그런데 무슨무슨 날에만 그러면 눈 딱감고
참고 하는데 전 시댁이 코앞이라 시집살이 아닌 시집살이를
평소에도 한다 그거지요.
저보고 과일을 사오라고 큰형님이 그러시길래
솔직이 아니 왜 나만 제일 비싼 과일을 사오라고 하실까
생각도 들었지만 열심히 이쁜넘들로 골라서 배랑 사과랑
귤을 샀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넌 식구가 몇인데
그렇게 조금샀냐고 어제 마트 나갔다가 배한상자를 또 샀어요.
계획없이 운동삼아 걸어갔기에 배한상자 끙끙
어깨에 매고오는 남편을 보니 시댁식구들 맛나는거 먹게하겠다고
용을 쓰고 그러고 오는 모습을 보니 참 웃음이 나더라구요.
나는 배불러서 뒤뚱뒤뚱 남편쫓아오기 바빴구요.
그러면서 집에 다와서 한다는 소리가 근데 장모님댁선물은
뭐드릴껀데? ㅜㅜ 일찍도 물어보네...
예산 초과라서 치사하지만 시부모님 용돈 20만원 드리려던거
오만원 제가 뺐어요. 한참을 뺄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무조건 퍼다줘야 하는 사실이 억울해서
(우리시부모님은 제생일이건 결혼식때건 아무것도 없고
임신해도 과일하나 안사주셨던 분들)
예산을 명절비용으로 4십만원 잡았는데 벌써 초과해서
그냥 오만원 뺐어요.
저희 친정엄만 그냥 그이회사에서 나온 선물로 대체하고
용돈도 십만원 드리죠.
제가 임신전에는 배나온 임산부가 너무 부러웠는데
임신복을 딱 하나 친정엄마가 사주셨고 임산부바지
딱 하나 샀는데 사실 임신하고 가슴도 나오고 배도 나와서
꽉끼는 스웨터입기가 참 민망하고 창피해요.
꼭 배도 만져보는 사람이 있어요. 만지지 말라기도 뭐하고...
우리시조카는 쭈쭈까지 만져보려고 해요.
이제 5월이 출산일인데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원래 제가 사서 잘 걱정)
남편은 늘 바쁜데 애낳는 것 생각만해도 무섭구요
(나이는 헛먹었나봐요. 스므살 주부들도 쑥쑥 잘낳는데 전 너무 겁많아요)
내가 애나 잘키울 수 있을지 (어제도 애 목욕시키는걸 책에서
봤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
- 그래도 열심히 키워야겠죠.
그런느낌 있잖아요. 뱃속의 애기가 사랑스럽고 태동하면
너무 이쁜데 내가 아기 태어나면 어떻게 키워야할까
그런 부담감이요.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아무튼 출산일이 다가올 수록 머리가 아주 복잡해지네요.
부모되기가 그래서 어려운가봐요.
그런데 다음달에 출산용품 살생각하니 가슴이 설렙니다.^^
아직 딸인지 아들인지도 몰라요.
설지나고 병원갈 때 또 여쭤보려구요.
아컴 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명절 때 쉬엄쉬엄 일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