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저의 남자친구는 만난 지 거의 2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만난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처음에는 엉성한 듯하게(?)시작된 듯한 사랑이었지만, 저와 저의 남자친구는 학교에서 같은 과라서인지 늘 같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았답니다.
이제까지 사귀어 오면서도 제가 삐져서 화를 내고 연락을 하지 않은 적은 많은 것 같지만 반대로 그 친구가 그런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친구의 집입니다. 제가 제 남자친구가 남동생하고 누나가 있다고 하자 전 장난으로 "그럼, 동생하고 누나하고 누가 더 좋아?"라는 말을 물어본 적이 있었지요. 물론 그 말이 다른 말을 듣게 될지는 몰랐지만요. 그리고 나서 다음날에 부모님이 사실 이혼을 하셔서 어머니가 새 어머니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때는 처음 만난지도 몇 일 되지도 않은 때였고, 저도 남자친구를 잘 몰랐기에 차차 만나면서 사람 성격을 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누나 역시 새 누나이구요, 새어머니의 딸이죠. 동생은 친동생이구요. 그의 누나는 거의 사회인이어서 저희와는 나이차이가 많이나구요.
예전에 저희 학교에서 동요에 맞는 율동을 만들어오라는 숙제를 내 준 적이 있었는데, 그의 누나가 무용학원을 하시는 분이라서 만든 율동을 직접 저희에게 가르쳐주시고, 식사를 사 주시고 가신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 번 본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학교 근처에서 제가 자취를 하는데 이따금 맛있는 것을 해서 보내주시기도 했구요.
(그의 어머니가) 예전에 감기가 걸려있었는데 생강차를 끓여서 남자친구가 보온병에 가지고 왔을 때 정말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에 자주 얘기하는 걸 보면 그의 새어머니가 참 좋은 분이시라고 말을 많이 합니다. 당시에 볼품이 없었을 자신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이 때까지 자신들과 잘 생활을 해 오셨고, 항상 '너희들이 이렇게 훌륭히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씀을 하신다고 합니다.
지금은 새엄마와 그가 생활한지도 한 10여년이 넘었고, 자신에게는 친 엄마와 다름이 없다는 말도 자주 했습니다. 제가 혹시 불편하지는 않냐고 물었을 때 말이죠.
그의 친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시게 된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 남자친구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의 어머니는 이미 진 빚이 많았다고 합니다. 돈을 쓰는 씀씀이가 장난이 아니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그의 어머니가 절로 들어가셨는데, 거기서 어떤 스님과 만나 도망을 가 버린 것 같답니다. - - ;; 그의 아버지는 그래도 자식들에게 이혼을 했을 때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거 같아서 계속해서 참고 참자, 하고 생각하다가 결국 극에 달한 시점인 제 친구가 5학년 때쯤에 이혼을 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나서 새어머니를 만난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 친어머니가 얼마나 돈을 펑펑 쓰셨는지 지금도 그 빚이 조금 있다고 하네요. 자신도 몰랐는데 예전에 아버지가 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 주셨다고 합니다. 자신은 아버지께 죄송해서라도 자세한 것을 물어볼 수도 없었구요.
어쨌든 계속 만나면서도 저의 어머니가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생각해오지는 않으셨는데, 얼마 전에 시골에 다녀오시더니 '여러 사람한테 물어봐도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는 많이 불편이 있다고 하니깐, 깊이 지내지는 말고 그냥 친구처럼 지내라'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나중에 손주를 데려와도 친 자식이 낳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자식이 낳은 아이를 대우하는 것부터 틀리다고요. 그리고 다른 건 다 바라지 않는데, 집안이 좀 평범한 집의 사람과 만났으면 하십니다. 또, 제가 직장생활을 할 사람인데 그의 친어머니여도 아이를 맡기기가 미안한데 새어머니에게 과연 그럴 수 있겠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그 새어머니나 제 친구가 꼭 성품이 나쁘거나 좋고, 그런 걸 떠나서 왜 꼭 집안관계가 복잡한 집인 친구와 만나려하느냐는 것이죠.
하하..어쨌든 저에게는 참 충격이었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저는 제일 중요시하는 게 제 친구의 집안보다 그 친구 자신의 성격인데 말입니다.
어제 서로 만나서 헤어지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참 그 사람 앞에 대하고 있노라니 마음 속으로 무수히 생각했던 좋은 말들도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제 어머니가 '너희 집이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또 큰 누나가 따로 살고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우리 둘이 만나는 걸 반대하신다'라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전, 입장을 바꾸어놓고 생각하면 제가 만일 그의 입장이라면 이미 기분이 많이 상했거나 그래서 어떻게 상대방을 대했을지 몰랐을 것 같앴는데 말이죠.
헤어지면서까지 저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주고, '같이 만나면서도 맨날 속만 썪인 것 같은데 미안하다고 하고, 부모님의 반대를 넘어서면서까지 참고 나를 계속 만나달라고 하기에는 좀 이기적인 것 같고, 자신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
그러고 나서 저는 마음이 너무너무 좋지 않아서 시내쪽으로 가서 결혼과 관련된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너무 힘들어서 저희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 상담도 해 보았구요. 그냥 객관적인 제 3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도 그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었는데, 너무 속이 상하고 그래서 전화를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자가 오는데, '너 점심이나 먹고 그렇게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는 것과 날씨도 추운데 얼른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 저의 어머니가 좋지 않게 생각하신다는 것도 알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저를 배려해주는 그 태도가 참 놀랍더군요. 그런 면에서도 정말 괜찮은 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때에 집에 들어와서 '지금 이런 상황까지 몰려서 잘 지내라는 말밖에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힘든 일 있으면 끙끙대지 말고 도와달라고 요청하라더군요. 제가 어떻게 그런 말하는 그를 미워할 수가 있겠습니까.
끝까지 너무 착하게 나오는 그를 보면서 더욱 저의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의 어머니는 수많은 경험에서 나오시는 얘기를 한 것이기에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당장의 저의 행동은 저의 어머니가 하신 말씀에 따라 그대로 실천한 셈이죠.
전 아직 그의 집안에 대해서 자세한 것도 모르고, 아직 뭐 그 쪽의 부모님을 만나 본 적도 없고 그렇기에, 아직은 그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는 않는답니다.
물론 결혼을 하기에도 아직 까마득한 나이이구요.
그렇지만 아직 그의 배경을 가지고 그에 대해 모든 판단을 내리기에는 참 어리석다는 것과, 평소 그가 저를 대해왔던 행실들을 생각해보면 '참,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저도 아직 제대로 판단을 할 수가 없어 우선을 헤어지고 학교 다니면서 이제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 그를 계속 지켜볼 것입니다.
저로서는 어떻게 더 좋게 판단을 할 수가 없어서 어른들께 조언을 듣고자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