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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친년이죠ㅠ.ㅠ


BY 나쁜 아내 2005-02-20

답답해서 그냥 써 봅미다.

저도 이런 제가 한심할 따름이지만 슬프네요..

 

오늘도 저의 신랑은 저 땜에 화 나서 또 싸웠습니다

요샌 자주 싸우게 되네요..

다아~ 제가 저지른 일 때문에ㅠ.ㅠ

 

저는 일년 전, 아주 큰 사고를 쳤어요..

카드빚2500을 졌어요..결혼 하고 2년 정도는 맞벌이를 했는데

그동안 제가 모은 적금 통장으로 빚 잔치를 했어요..

 

남편은 사업을 하는데 한창 사업자금이 필요할 시기에

그 돈이 없어 결국 알아 버렸죠.. 

 

제가 자꾸 말도 되지 않은 변명을 늘어 놓으니까,

남편이 제 통장에서 대출 받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통장은 이미 없어서 버렸는데..

정말 그 땐 제 인생에서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가장 무섭고 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통장은 절대 안 된다며 말도 안되는

변명들을 늘어 놓으니까, 저의 남편이 그러대요..

나중에 갚아 주겠다고..

그 땐 얼마나 제가 원망 스러웠을까요..지금도 그럴 겁미다..

 

제가 미친년 이지요..

 

저의 남편은 참 성실하고 바른 생활의 사나이지요..

지금은 저 땜에 망가져서 그런지 모르지만

지금은 사업도 그렇고 슬럼프에 빠져서

전에처럼 일을 열심히 안 합니다..

제가 다 망쳐 놓은 거 같습니다

여편네 잘못 만나서ㅠ.ㅠ..

울고 싶습니다..

 

그래도 싸울 때면 저 잘났다고 또 큰소리 내며

잘만 싸웁미다..

"니 돈으로 갚았냐..내가 잘못 한 건 사실이지만 자기 벌어 놓은 건

십원 한장 손도 대지 않았다. 내가 번 걸로 생활비 하고,

좋은 거 좋은 걸로만 사고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니가 갚아 준 거 있나며.." 제가 생각 해도

뭐, 나같은 년이 있나 싶습미다

 

그럼, 울 신랑,

"나도 그럼, 내가 번 거 니처럼 다 써버릴까?!!

카드빚이나 지면서~, 어어~!!?"

 

 

남편은 요사이 자주 제 원망 합미다.

그리고 지금 잘 안 되는 일들이

다 저 때문이라 생각하는 거 같습미다

특히,지나가다 무슨 돈얘기, 우리끼리 하다가

(카드와 상관없는 얘길 해도)

갑자기 화내며,"그래서 그렇게 빚졌냐?!"

와아, 도대체 그 돈 다 어디에 썼냐..천만원짜리

밍크코트라도 몇 벌 사입었냐~"

빈정대며 자꾸 절 무시 할 땐 

화가  납미다..

 

남편은 처음에 한달 무척 괴로워 하다,

(남편 고추 친구중에도 마누라 카드 빚 땜에 이혼한 친구가 있거든요..

내 앞에서도 얼마나 그 친굴 걱정하고 그랬는데..)

남의 집 바가지만 새는 줄 만 알았더니,

내가 내 집 바가지 쪽박 나는 것도 몰랐다며..

 

그래도 생각 보다 쉽게 절 용서 해 주었어요..

그 땐 막, 불교 말씀에 심취 되어 있어서

"다 내가 잘못해서 니가 그런 거라며..다 내 탓이지.."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내쉬고..

 

하지만 가슴에 응어리가 무척 많이 맺혔다네요..

자기는 그것에 대한 얘기라면 한달을 계속 얘기 해도 모자란대요

며칠 전 싸울 때 하는 소리가..

자기는 우리 결혼하면서 둘이 열심히 일할 수 있을 때

어쨋든 한번 돈을 빨리 모아야 겠다는 

꿈과 포부가 있었대요

그 힘든 직장 생활에도..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싶은 직장생활을 견디며..

애환을 늘어 놓는데..

내가 다 무너 뜨렸다면서..

 

 

저도 압미다..

우리 신랑 회사 다녔을 때, 남 보다 정말 힘든 일 해서

정말 고생 많이 했던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직히 열심히 다녀, 지금은 이렇게 자기 일 하느거

어떤 생각을 하고 다녔는지..어떤 꿈들을 가졌는지..

그간에 제 앞에서 읊어 댄것도 많았는데..

다짐도 많이 했었는데..

 

글구, 울 신랑 처음부터 맞벌이 원했던 거 아니지만

제 욕심에 맞벌이 해서 생활비하고 저축하는거

많이 많이고맙게 생각하구 든든 해 했는데..

지금은 그럽미다

"집에서 살림이나 잘 하라고..어디 나가 돈 벌 생각 아예 말라구.."

집에 있는 게 돈 버는 거라면서..

 

지나고 보면 그 때가 다 돈을 벌 기회였는데

나 땜에 다아 망쳐 버렸다고..

내가 그렇게 사고만 안쳤다면 지금은 일억은 모았을 거라며..

제 원망을 합미다.

 

우린 결혼6년 째 접어 듭미다..

이제 4살 된 딸 애가 있고 전 딸애를 위해서라도 둘째를 가지고 싶은데,

남편도 아무도 없는 외아들이고..

그런데 우리 남편은 싫답미다.

먹고 살기도 빠듯하데 어쩌구 저쩌구 하며..

제 생각이지만 남편은 결혼 생활이 지쳤나 봅미다..

사실 사업이라 하지만 지금 남편 벌이도 시원치 않고..

슬럼프에 빠졌지요..

 

하지만 저희 집은 그런대로 삽미다. 우린 삼십대 초반이고

시댁이 잘 살아서 남편 사업 자금도 시어머니께서 대 주시고

시아버님도 개인 사업을 하셔셔 나중에 남편이 할 수도 있고..

하지만 남편은 자기 지금 하는 일로 성공 하고 싶어 하고,

교육자 집안에서 저의 남편은 외동으로 자라 뭐라 모자람 없이

풍족하게 정말 바르게 자랐습미다..

 

저흰, 사십평 아파트에 살고,

남편은 우리가 결혼 해서 모아서 산 큰 차를 몰고 다니고요..

시댁에서도 특히 어머니께선 물심양면으로 남편을 애지중지 걱정하시며

도와 주시고요..

제가 사고 친 제 통장 말고는 저휜 결혼 해서 한 오천만원 모은 것 같습미다..

 

저는 지금, 식비와 우리 딸애,제가 쓰는 걸로 

한달 육십만원 받습미다. 딸애 유치원비 하며

공과금등 외식할 때나 왠만하게 돈 나가는 것들은 다 남편이 내고..

우리 남편은 자기 순수한 용돈으로 50만원 정도 쓰고요..기름값 이런거 다 빼고..

 

제가 지은 죄로 저는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 씁미다

그게 편하고 더 좋은 거 같기도 합미다..

 

우리 남편은 자기가 풍족하게 자라서 그런지, 자기 쓸 것은 다 하고 삽미다

하지만 명품을 즐긴다든가 하는 사치스럽지는 않습미다..

하지만 돈에 구애 받고 살진 않고

하지만 돈을 벌어야 겠다는 욕심도 많고 성실하고

그런데 지금은 별 덜 성실하고..

저는 가사와 육아에 많이 지쳐 있습미다

울 남편은 가사든 육아든 하나도 도와 주는 법 없구요..

아이는 이뻐해도 오분 이상을 놀아 주는 일 없구요..

그래서 전 요새 스트레스가 극도로 싸여서

그런 문제로 또한 남편과 많이 다툽미다.

 

남편은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대다

테레비, 잠, 테레비, 잠..많지도 않은 일

직원에게만 맡겨 두고 3시나 4시 되서 사무실 잠깐 들렸다가

운동 하고 집에 와 또 tv만 보죠..

어떤 땐 하루종일 집에서 tv리모콘만 잡고 있다가

운동하러 두세시간 차 끌고 갔다오고..

휴우~, 나도 죄인이지만,

그래서 나 땜에 저런다 싶은 자책감도 느끼지만

어쩔 땐 너무하다 싶어

제가 화를 막 내며 싸우게 되면

우리 남편 왈, "니는 니 일이나 잘 하라며..

생활비 주잖아..아님 내가 애 볼께, 니가 나가서 벌라는 둥..

하지만, 저 정말 하나도 도와 주지 않는 남편 탓에

그리 부지런 하지 못한 집안 일이지만,

하루 종일 애와 놀아주느라

정말 힘듭미다..

 

남편은 그 날 이후로 제 앞에서 너무나도 당당 해 졌습미다

전 비굴해지기 시작 했고..다른 일로 다투게 되더라도

항상 그 끝은 제 카드 빚이고..

 

저는 알뜰 하진 않습미다.저도 명품은 즐기진 않지만

직장 생활 하면서 쓰던 가락이 있어

그릇 욕심도 많고 눈만 높아 그냥 좋고 비싼 물건들을

돈 아깝다는 생각 안 하고 잘 삽미다

뭐,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걸 사자는..

한심하죠..하지만 다른 건 아주 잘 아끼고 삽미다

산 건 일단 오래 오래, 깨끗이,깨끗이, 전기며,수도세며

도시가스, 종이 뭐 이런거..전기 콘센트도 일일이 신경 써서

꼽고 빼 놓고..트리오도 다 쓰고 나면 빈 통 두 세번 물에 헹궈 다시 쓰고..

저도 모르게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은

몸에 잘 배어 있어..우린 신랑이 하이 코미디랍미다..

제가 생각 해도..부끄럽습미다..

 

하지만 일 터지고 나선 별 그러지도 못하고

이제 전업 주부고, 생활비도 타 쓰니..

그러나 한 번 살 때면 싼 건 잘 안 사는 편이니

제가 미쳤지요..

 

두달 전에 백화점 카드로 시세이도 화장품을

3개월 무이자로 샀어요

(카드는 그거 하나만 있고요..)

기초만 아주 몇년만에 오랜만에 샀는데 28만원 하더라고요

저는 화장도 잘 안하는 편이고 옷이던 화장품이던 한 번 사면

아주 오래 하는 편이라, 특히 기초 화장품 같은 건 2년에 한 번씩 사는 정도..

솔직히 그래서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옷 같은 건 폴로 이런 거 입구..

우리 애기 옷도 백화점에서 좋은 걸루 잘 사주는 편이고..

하지만 좀 많이 큰 걸 사서 몇 해 접어 접어 입혀서

한번 산 옷은 3년 정도 입힙미다..

아이가 또 부쩍 부쩍 크는 시기니..

애 가진 가정 주부가 미쳤나요..

 

그런데, 남편이 우편함에 있는 카드 명세표를 본 거죠

그일이 있고 나선, 제 이름으로 뭐라도 오면 남편이 죄다 보는데,

남편이 그러대요..

"넌 아직 정신 못차렸다고.., 무슨 화장품을 이렇게 비싼 걸도 사냐고.."

너 정말 미쳤냐 하는 표정을 지으며..

"와아~"하며 고갤 설레 설레 흔듭미다

 

그러는 자기 엄마는..

울 시엄니 소비도 엄청 나십미다.

하기야 능력이 되시니, 저축도 많이 하시고

그렇게 쓰시겠지만..

당신 아들 바지도 한 벌에50만원 넘는 거 철컥 철컥 잘만 사 주시고

그래서 전 고맙고 좋습미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도 다 알아 주는 비싼 외제..옷도 비싼 외제..

부엌 칼도 세트로 백만원 가까이 하는 거

그런거 정말 정말 잘 사십미다..

그런데 가끔 가다 울 집에 오시면,

부엌이나 거실에 불이라도 아무렇게나 켜져 있으면

저 보란 듯, "아이쿠, 전기세 나간다..안쓰면 바로 바로 꺼야지.."

하시며 막 돌아 다니시며 끄십미다

 

하지만 울 시엄니, 그런 점 말고는 정말 똑 부러지십미다..

부지런하시고 빈틈없으시고..

이것 저것 많이 배우러도 다니시고

살림도 정말 깨끗이 사시고

아무 때나 가도 울 시엄니 집은 항상 반짝 반짝

광택이 납미다. 교과서에나 나오시는 분..

정말 부담스럽습미다..

 

 

저도 이런 제가 똘아인지,

화가 나고 억울합미다

어차피 타 쓰는 생활비에서 제가 쓰는 건데,

그렇다고 생활비 모자란다고 더 타 쓰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잔소리를 들어야 되는지..

제가 사고 쳤다는 이유로, 물론 죽을 죄를 진 건 사실이지만

그래서 우리 남편 지금 의욕상실에 빠지게 한 거 알지만..

그렇다고 내가 자기 돈으로 빚 갚은 것도 아니고

저도 제가 벌 땐 제가 버는 거 생활비로 쓰고

그래서 자기가 번 돈은 고스란히 저금한 셈인데.. 

부족한 거 모르고 좋은 것만 사고 쓰다가 그렇게

빚 지고 갚았는데..

자기는 쓸 거 다 쓰면서..

나 보고만 정신 못차렸다고..아끼라고..

 

그래서 싸울 때 화나면

그렇게 말대꾸 합미다..

그러면 남편은 더 화가 나서..

대화단절 입미다

요샌 그렇게 자주 싸웁미다..

 

제가 미친 년이죠..

뭐, 잘났다고..

여기다 이렇게 글을 쓰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