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을 싣고 논두렁으로 가서 클락션을 울리니
젊은 남정네들이 콧노랠 부르며 마중나온다.
인생사 모든게 먹고 살자고 하는일임에 어찌 이점심이 반갑지 않으랴
이것저것 많이 준비한 내가 자랑스럽기 까지 하더라
나도 덩달아 콧노래 부르며 점심을 내려 놓고 일 하시는 분들을 나오시라고 불러댔다
하나둘 나오시는데 우리 시모도 있다
다들 자리 잡고 앉는데
허~얼!!
이거이 모냐?
시모가 입은 몸빼바지 밑구녕에 희안한게 붙었네 그려
물어 보지 않어도 한 눈에 알수있는 양말 한짝
것두 덩어리의 구멍난 양말
시상에나 만상에나 울 시모 참말 저의가 머여?
날 어찌 이리도 욕 먹이는감
땜질?을 헐라믄 제대로 잘라서 허든가 아니면 그 수많은 옷들 언제 다 입을라고
묵혀두고...숫체 양말을 통째로 갖다 붙여 놓았네
허~참
민망한 나머지 내 변명이라도 좀 할라고
대체 엄니 그거이 모냐고 물으니
뭐 어떠냐?어차피 작업복인데...밑이 빠졌길래 내가 갖다 댔다
하신다..밥먹던 아점니 아자씨들 참았던 웃음으로 파편 까지 튀기며
한바탕 난리가 났네
순간 아찔했던 나
한걸음 물러나다 좁은 논둑길에 무릎까지 빠져 그릇도 못 챙기고 집으로 왔다
해가 지고 저녁에 돌아온 시모
마당에서 양말짝 갖다 붙인 바지를 빨아서 줄에 널어 놓았네
낼 또 입으려고
그것두 빨래줄 중간에 걸쳐 밑구녕이 하늘로 쳐다보게...허허허
시골 사는 며늘 열분 시모 몸빼 아랫도리 잘 꿰매 줍시다!!!
난 또 밥나르러 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