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친정에서 둘째 딸이고 ,시댁에선 막내 며느리다.
나에겐 한살 위인 작은 형님이 계신다.
한살터울이라서 친구 같고 마음이 정말 잘통하고,사사건건 미주알 고주알 ...
아이들 이야기 ,남편 흉보기 시어머님 조금? 흉보기...아주 조금만 .....다 이야기 한다.
나는 성격이, 돌아다니기 좋아하고,먹기 좋아하고 형님 말대로 바람같이 씩씩하다
반면에 우리 형님은 가냘프고 마음도 여려서 ,잘 나가지도 않고 비가 오면 차 마시면서
비오는걸 즐긴다.
난 형님 한테 이야기한다.
비가 올라면 팍팍 쏟아지는게 좋고 ,아니면 해가 쨍쨍 나는게 좋다고..
흐리멍텅한 날은 싫다고 ,..맨날 고독만 즐기지 말고 오월의 햇살을 즐기라고 누누이 잔소리를 해댄다.
그러면 우리 형님은 돌아다니면, 기미 생겨 ...그리고 할일이 많댄다..ㅋㅋ 할일 많지...
형님은 딸이 셋이다 그것도 쌍둥이 에다 바로 연년생 또 딸 ㅋㅋㅋ.....
지금 아이들이 2학년과 3학년인데 아주 정신이 없다.
어쩌다 우리집을 오면 아주 집안을 홀딱 뒤집어 놓고 간다.
우리 피시방을 오면 과자와 음료수 라면을 아주 박살?을 내놓고 간다.ㅋㅋ
나도 고향이 서울이지만 ,형님도 고향이 서울 정릉이다.
어쩌다 경상도 남자들을 만나서, 동서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인연이라는게
참 묘하다.
언젠가 형님네 집에 갔을때 장농 정리를 하고 계셨다.
그런데 눈에 익은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어? 형님 이거 내거랑 똑같네.? 색깔도 같고 ...서로 이야기해보니 지난
20년 전 쯤에 미스적에 나랑 똑같은 롱코트를 사서 입었단다 .
사이즈도 같고, 색깔도 같고,메이커도 같은 ...... 우린 그때부터 동서가 될 운명이었다고
난 괜히 강조해서 영원한 형님 영원한 형님아....하고 깔깔댄다. 사실
울 형님보다 내가 6년 먼저 결혼했다.
형님은 결혼하실때 술도 한잔 하시지 못했다.
내가 야금 야금 맥주 사다 같이 마시고, 때론 밤중에 불러내어 포장마차도 같이가고 ....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지금은 나랑 아주 절친한 수~~~울 친구가 되었다.
하루에 한번씩 전화해서, 사는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고,언제 한번
양수리의 멋진 까페에 가서 ,근사한 커피한잔을 마시자고 오늘도 한참 수다를 떨었다.
어쩌다 한번 형님 집에 가면, 뭐라도 하나 더 줄려고 하시고, 더 주지를 못해서 또
안달이셨다.
그런 형님을 모시고 ,드라이브를 즐기고 ,마트에 들러 이것 저것 찬거리를 사고 ..
재장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지냈는데 지금은 내가 시간이 안되서 못하고 있다.
매일 매일 형님은, 동서 ..언제 시간나 ?언제나 한가해?
나는, 이 가게만 한하면 형님하고 매일 놀아줄께 ..기둘려 바여...한다.
사실 울 형님은 시력에 약간 장애가 있으시다.
그 어려움속에서 쌍둥이 낳고 또 낳아서 ,세딸은 아주 야무지고 반짝 반짝하게
키워 놓으셨다. 집안은 항상 깨끗하고 ,음식 솜씨 또한 기가 막히다.
혼자서 나가시는게 걱정이니까 항상 외롭게 혼자 있다.
난 참 형님만 보면 마음이 안좋다.
저렇게 마음씨 곱고 선한 사람을 .사고로 인해, 가슴앓이 하는게 참으로 속상하다.
그래서 난 하루도 안빼고 매일 전화해서 형님을 들쑤셔 놓는다.
신나는 음악만 듣고 ,베란다 문 활짝 열고 ,햇볓도 쏘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