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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딸래미 드뎌 세상구경 나왔쪄요! 헤헤


BY 클로버(행운의 여 2005-05-23

아컴님들 그동안 잘들 계셨죠? 한 일주일만에 들어오는 것같아요.

 

5월 18일에 이슬비치구요

5월 19일에 양수가 드디어 쏟아져나왔어요.

빨래를 해놓고 아침에 잠을 청하려고 보니까 도저히 배가 아파서

엄마에게 아기낳을 것같다고 전화했어요.

 

엄마가 득달같이 달려오셨구요

병원에 가니 양수가 줄줄 샌다고 염증이 아기에게 옮기면 안된다고

빨리 관장하고 촉진제맞아서 자연분만진통을 시도했어요.

15분 간격진통을 다 생략하고 촉진제로 2분 3분간격으로

빨리돌리기를 하니 배가 쥐어짜듯이 아프더라구요.

양수는 줄줄 흐르죠, 배는 아프죠,

태아심박동때문에 옆으로 눕지도 못하고 자세도 똑바로 있자니

배는 더 찢어지는 느낌에 죽을 것같더라구요.

머리를 콱 벽에 박고싶더라구요.

 

엄마랑 시엄마랑 같이 분만대기실에 있었는데요

울병원은 가족분만도 무통도 안되는 병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시어머니가 오신건 고맙지만 진통내내 옆에 계시니 더 미치겠더라구요.

남들시어머니는 금방 오셨다가 자리를 비켜주신다는데

울시어머니는 정말 다정도 병이랍니다.

친정엄만 안타깝고 제가 불쌍했던지 자리를 뜨셨다 또 오셨다하구

시어머닌 더 아파야 한다고 그래야 아기가 나온다고 하셨죠.

남편은 달려왔는데 남편은 사실 별 도움 안되더라구요.

 

그런데 12시간 진통을 해도 글쎄 (아침 7시부터 - 촉진제는 8시간동안)

애기가 안내려오고 자궁문이 너무 안열려서요

너무 죽을 것같아 제왕절개를 했죠.

그러니까 진통 죽도록하고 (남들은 저보다 늦게 와서 금방 낳고 가니

얼마나 부럽던지...)

애기도 못보고 수술한다음날부터 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링거대와 엄마의 부축으로 화장실도 거의 기어다녔어요.

정말 정말 이렇게 힘들게 엄마가 되는줄 겪어봐야알죠.

엄마가 다시 보이고 너무 고맙더라구요.

 

수술 삼일째부터 모유수유하라고 세시간마다 전화오구요

전 또 링거대를 붙잡고 애기 쭈쭈먹이러 왔다갔다한답니다.

온몸이 안쑤신데가 없어요. 수술부위는 그야말로 불타는 장작불에 덴 것처럼

아프구요 젖몸살도 심하고 (마사지 해주고 있죠)

그야말로 할머니처럼 구부정하게 억지로 다니고 있어요.

남편은 도대체 여전히 바빠서 (부글부글) 별 도움이 안되고

저녁부터 엄마도 집에 가시고 저혼자 있어요.

시어머니두 매일 아가보러 오시구요.(가끔오셔도 되는뎅)

오늘은 글쎄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수유실이 다른층에 있어서)

한숨이 절로 나더라구요.

 

그런데 주변에서 아기키우는걸 못봐서 그런지 아기

모유줄적에 너무 신기해요.

울아기가 젖을 힘차게 빨다가도 자기성에 차지않으면 울려고

벌써 이마에 주름이 가면서 얼굴이 시뻘개지거든요.

전 어쩔줄몰라서  좀더 잘나오는 쪽을 또 빨개해요.

그럼 또 힘차게 빨다가 잠이 드는지 물고 자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참 작고 여리고 사랑스럽네요.

고슴도치도 자기새끼 다 이쁘다잖아요.

처음엔 도대체 쌍커풀이 있다없다해서 참 이상하다했죠.

그런데 그냥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할일이랍니다.

초보엄마라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하나씩 배워야죠.

내일 퇴원하고 산후조리원있다가 집에 가거든요.

초보엄마 고생많이하라고 응원해주세요!

 

아차 그리고 남편관심이 이제 완전히 아기한테로 쏠려서

마누란 찢어지는 고통을 안고 쭈쭈먹이러 다니는데

아내는 이제 안중에도 없고 아기걱정만 하니 어떻게보면

당연하긴 해도 쫌 서운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