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몇 자 적어요.
며칠 전 후배를 만났는데, 남편이 초등 선생님이에요.
옛날에는 딴 직장 다녔는데, 발령받고 선생님이 되었죠. 언니도 학교 있고, 형부는 초등 선생님...
그 후배 남편 저도 좀 아는데(옛날 비슷한 직종서 근무할 때 다른 사람 통해 얘기도 듣고), 좋은 선생님이라는 것 제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확신은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직업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보람도 느끼고요.
전 선생님 직업이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수업 시간 그리 길지 않고, 방학에, 정년 보장되고.
근데 들어보니 어느 직업이나 그렇지만 고충이 있더군요.
여자 아이들이 부담스럽다고 하더군요.
요즘 고학년을 맡고 있는데,
남자 애들보다 먼저 사춘기에 돌입해서 그런가
꼭 패를 짓는다네요.
꼭 패 우두머리가 되려는 애들이 있어서 반이 편성되면, 애들을 주위에 끌어모은다네요.
그리고 한 애를 왕따를 시킨데요.
일부러 그와 관련된 책 선택해서 온 반 아이들이 읽게 하고 독후감 써 보게도 하고,
집단 상담도 정기적으로 하고,
그래도 잘 안 되는 애가 가끔 잇대요.
애가 애가 아니고, 어른 같은 애가 있다네요.
주변 선생님도 2년이 지난 후도 잊혀지지 않고 그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했을까? 지금도 고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네요.
선생님 앞에서 너무 평범하고 착하고 발표력 있고 그래서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패를 형성하는 주축.
불러서 이야기해도 시치미 딱 떼고 돌아서면 선생님을 대상으로 잔머리 굴리고.
부모님에게는 나쁜 선생님이라고 이렇고 저렇고 자주 이야기해서 급기야 아버지가 분기 탱천해서 교무실로 찾아와 욕하고.
애들에게는 선생님이 이러더라 과장하고, 있지도 않은 말로 이간질하고. 그 여선생님은 너무 안타깝고 속상해서 울었다더군요.
상담도 해보고, 그것도 안 되어 그 그룹 애들 다 불러서 집단 상담도 해보고.
앞으로 그 애 왕따 시키지 않고, 잘 놀기로 약속할 사람? 했더니 딱 3명만 약속을 하더래요.
하느라 해도, 안 고쳐지더래요.
자기가 보기에는 가정에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 부모도 인정하지 않고 애 말만 듣고 교무실까지 찾아와 소리 지르고.
잔머리 수준이 거의 아들 앞에서 다르고, 며느리와 있을 때 다르고, 동네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 다른 능구렁이 시어머니 수준이래요.
그냥 두서없이 써봣어요.
어느 직업이나 어려움이 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애 어른을 만드는 세상 현실도 개탄스럽고, 선생님들도 좀더 이해되고.
딴 사회생활도 어렵긴 하지만, 직장은 비즈니스고, 상하관계 뚜렷하고, 인간 관계 꼬여도 일로서 정리하면 되고 그런데.
40명 가까운 애들, 그 부모들. 복잡한 인간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야 하니, 쉬운 직업이 절대 아니구나. 오히려 직장에서 경력 쌓아 팀장급 되면 인간 관계 스트레스는 교사보다 적겠구나 그런 생각 들대요.
물론 외면하지 않고, 적당히 맞추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애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자 하는 선생님에 해당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