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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저녁접대


BY 하늘물고기 2005-06-22

어제저녁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햇다.

외국인친구 부인 피씨가 와서 집으로 함께 갈거라구....

손님상으로는 저녁이 준비가 안되는데.. 괜찮단다.. 힘들면

나가면 먹으면 된다고 ...오우케이.

 

피씨는 뉴욕에 사는 아짐씨인데 독일인이다.

남편친구(미국인)과 결혼 햇는데 아직 아이는 없고,

이번에 뉴욕 한인회 협회 장학생으로 발탁 되어 연세 대학

어학당에 2달정도 한글을 배우러 온단다.

신촌 근방에 하숙방을 얻겟다고 남편에게 며칠전 도움을 청해서

남편이 인터넷검색을 열심히 하더니만...구하긴 구한모양이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치우고 잇엇는데..딩동 딩동...

작년여름에도 봣으니까 1년만에 보는얼굴..

서로 반가워 하며 볼끼리 비비면서^^정겹게 인사를 나누엇다.

역시나 검소한 차림에 베낭매고 온 피씨.

 

저녁이 문제다.

남편에게 김치하고 먹엇다고 강조를 하면서 나가서

먹으면 안될까?하고 계속 싸인을 보내는데  남편은

주방으로 가더니만 그냥 잇는반찬으로 먹어도 된단다.

오 마이 갓!!! 김치, 마늘종 조림, 돌김 버무림?,무생채(고모님표)

돼지고기 감자 찌개(국)...이게 전부인데 어떻게 손님저녁으로

될법이나.... 진작 알앗으면 마트를 갓다 오는건데...

하긴 매장수술로 병원 들어가면서 장보기가 끝이었으니

먹을게 있나?겨우 냉장고 뒤져서 살고 있는데...

좋아. 하면서 식탁을 정리 하는데 남편이 말없이 슬그머니

다가와 도와준다...고맙구먼..

추가로 할것이 뭐 없을까?  맞다!!! 김 구워내고,

토마토,피망, 삶은계란(간식)에다 기본 드레싱 만들어 뿌리고..

피씨는 아주 맛있게 먹어 주었다?? 얼매나 고맙던지 ㅋㅋ

내가 이제것 살아오면서 이리 손님접대를 무례?하게

한적은 없는데... 아프면 이래도 됩니까???

과일 먹으면서 피씨는 선물상자를 꺼내어 수줍어 하면서

우리에게 내 보엿다.

저녁 대접도 제대로 못했는데 선물까정???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다.

선물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더니만 우리마음에 드는걸로

잘 고랐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느낀거지만 외국인들은 선물 하는걸 좋아한다.

넘치지않으면서도 정성이 들어있는 마음의 선물을...

나도 선물 하는걸 좋아 하는 편인데 그네들은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음에 만나면 맛있는거 해줄까? 맛난거 사줄까?

2달정도 서울에 있으니 또 만나겠지.........

 

p.s. 울 아들 등 떠밀려 피씨와 몇마디 조심조심 말 하더니만

나중에 나에게 하는말. [엄마, 이제 피씨 아줌마

말이 조금씩 들려요. 무슨 이야기 인지 대충 알아 들을것도 같구..]

ㅎㅎㅎㅎ

이글 쓰는데 왜이리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지?

아이들 반겨주고,간식 챙기고, 전화 받고.... 집에 있어도 바쁜건

마찬가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