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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튀겨먹기


BY 별명당근 2005-06-23

6학년 쯤? 겨울 방학때였다.

 

그 시절  아빠와 동네 아저씨들은 주말이면 계곡에 다녀오시곤 했다.

 

아침 부터 장화랑 양동이랑 이것저것 준비하시더니 저녁엔 양동이 가득 개구리를 잡아오셨

 

다.   마당에 석유 곤로를  피우시더니  그 위에 식용유가 가득 든 냄비를 얹어서 튀겼다

 

 아저씨들과 소주한잔 하며 드셨는데  방안에서 구경하던 나는 얼떨결에 다리 한쪽 맛을

 

봤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쫄깃한것이 담백하고 고소하고....  아무튼 난 그맛에 푹

 

빠져 주말을 기다렸따.  소금에 콕 찍어 먹는맛이 너무 좋았는데  아빠가 바빠지시면서

 

그  맛을 볼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개울가로 가서 잡기로 했다.

 

혼자 가기 뭐해서  뒷집 언니 오빠들과 같이 갔다.  물론 그 언니 오빠들도 개구리의 맛을

 

알고 있었기에 선뜻 간다고 했다.  젠장 하루종일 벌벌 떨며 심장까지 얼어붙을듯한

 

찬물을 헤집고 다녔지만 꼴랑 2마리 잡았다.  벌게진 손과 발과 얼굴에 그래도 의기양양해서

 

우리집 마당에 석유 곤로를 피웠다.  기름냄비는 못찾아서 되는대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둘르고  개구리를 후딱 집어넣고 뚜껑을 덮었다.  안에서 탁탁 소리가 나길래 호기심에

 

슬쩍 열어봤따.  그 순간 개구리 두마리가 총알 같이 튀어나와 내 얼굴에 철푸덕 하고 붙

 

었다.   으아악  뜨거   꺅   하고  개구리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놀란 이놈들이 쩍 하고 붙어

 

서  힘이 어떻게나 쌘지.....  특히 오른쪽 뺨에 붙은넘은  천하장사였다.

 

같이 기름도 튄것이 얼굴에 튀어서  난 혼비백산 했따.  뒷집 언니 오빠는 개구리를

 

잡아당겨 떼어주고는 혼날까봐 얼른 집으로 돌아갔고  ,  엄마와 나는 병원에 갔다 왔따.

 

의사는 킥킥 웃으면서 연고랑 먹는약을 줬고.....  난 엄마한테 무지 혼났다.

 

아빠는 잘 튀겼는데 난 왜 안됐을까?   이유는 간단했따.  아빠는 기름솥에 넣기 전에

 

손가락을 튕겨서 개구리 머리를 한방때려 기절시킨담에 튀긴 거였다. 

 

그 후에도 난 개구리를 좋아했지만  개구리 못 먹어본지 20년도 넘다.   아 그때 아빠가

 

튀겨주던 개구리 먹고 싶다.

 

....... 쫌 엽기적인가?  아무개구리 아니고 식용개구린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