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무나도 가슴이 막막했습니다. 헤어진지 십오년이 넘었고 기억에서조차 아스라한 남친이었던 사람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더라구요. 중년에 접어든 목소리는 과거의 젊음에 중후를 더했고 사회적으로도 어느만큼 성공하여 잘 살고 있다는 소식에 감사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철없던 시절의 헤어짐은 너무나도 간단하고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난 그가 한발 더 다가와주길 원했고, 그가 한번만이라도 나의 내부침을 무시하고 날 잡아주길 맘 속으론 기대를 했었거든요. 근데 그냥 그렇게 고무줄이 튕겨나가듯 떨어져버리고 말았던 겁니다.
장문의 이메일을 통해 그때 자신이 너무 못나고 소심해서 나를 그렇게 둘 수 밖에 없었던거라며 미안하다며, 이제와서라도 변명할 기회가 생겨 고맙다고 하더군요. 나에 대한 기억, 궁금함, 오래된 전화번호, 처음만난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그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날 사랑해주는 남편 만나서 아이들 낳고 모든걸 잊고 잘 살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눈물까지 나다니....그와 인연이 닿지 않은게 아쉬워서는 아닌거 같거든요. 그간의 세월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제 감정이 무엇인지 정리가 안되는군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