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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큰형님, 닮고 싶은 큰형님.......


BY 능소니 2005-09-26

저희 큰형님은 내년이면 50이 되십니다.

19살에 시집와서 30년을 시집살이를 하며 맨몸으로 시작해서

세 아이들 대학공부(고려대) 다 시키고,

아파트 장만하고 이제 좀 살만하시니까 온몸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근데요, 저 정말 울 큰형님 좋아합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폭언에 욕설에 정말 전형적인 시골노인네인데

그런 시어머니 밑에서 모진 시집살이를 했으면서도

어쩜 그리도 교양있고 품위있게 나이들어 가는지.....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아이들 다 번듯하고 야무지게 키워놓으셨고

명절때, 제사때마다 먼데서 오는 저 힘들다시며

미리 미리 야채랑 다 사다가 다듬어 놓으시고 일 덜 시키려 하십니다.

이번에도 명절에 갔더니, 미리 장봐서 다 다듬어 놓으셨더라구요.

함께 전 부치고 음식 장만 하는데,

저더러 그러시데요.

"지금은 빚갚느라 힘들고 그래도 열심히 남의것부터 갚아.

아이들이 커서 어떤 훌륭한 인물이 될지 모르잖아.

크고 유명하게 되어서 부모가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살더니

아이들도 저렇게 잘 됐다는 소리를 들어야지."

하시는 겁니다.

같은 소리를 얼마전에 울 시누이는,

"새끼들한테 원망 안받으려면 남의 빚부터 갚아야돼.

내가 굶어죽어도 남의 빚부터 갚아." 그랬거든요.

같은 말인데도 어감이나 가슴에 느낌이 얼마나 틀리던지....

명절끝이라 먹을거 없으면 더 힘들다며

둘째형님 오기전에 과일이랑, 선물세트 들어온거랑

직장 다니면서 텃밭에 가꾼 농작물들 바라바리 싸서

미리 저희 차에 잔뜩 실어놓으시곤 흐믓해 하시더라구요.

얼마나 고맙고 고맙던지.......

전 큰형님을 닮고 싶어요. 아이들도 큰집 아이들만큼만 커주면 바랄거 없고,

저도 나이들어 가면서 같은말을 해도 젊잖고 감명깊게 할 수 있는 인덕을 쌓고 싶어요.

존경하고 닮고 싶은 큰형님 얘기였습니다.

주저리주저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