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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비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걸까요?


BY 궁금이 2005-11-15

나는 두 딸(7살,3살)을 둔 전업주부입니다다.남편이 혼자 버는데,특별히 쪼달리지도 않고 넉넉하지도 않은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살고 있고,집은 아직 전세입니다.

그런데,내 이웃들이나 아는 엄마들을 보면 제가 그 사람들과 좀 다르게 살고 있구나 하는걸 느낍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그리 활동적인 사람은 아니었어요.돌아다니고 쇼핑하고 하는 것보다 집에서 음악듣고 책보고 피아노 치고...가끔 밖에 나가면 콘서트 같은거 보고 운동경기 관람하고 그게 전부였고요.집에서는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했고,콘서트나 운동경기 볼 때 같이 볼 친구가 있었음 좋았을텐데,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엔 그걸 취미로 가진 사람이 없었구요.저는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고,특별히 외출할 일이 없으면 집에서 지내고,쇼핑도 살 물건만 사고 집에 돌아오는 성격입니다.

사실 지금도 별로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아이들 때문에 아이들 많이 보여주고 배우게 하고 싶어서 밖엘 나갑니다.

제 성격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구요,

아무튼 주변 아는 애들 엄마(거의 막내가 저희 큰 아이 나이거나 아이가 하나 뿐인 집들)를 보면,집안 분위기 바꾸느라 벽에 칠을 새로 했다는 둥,모 사이트에서 무슨 옷을 샀다는 둥,커피잔을 샀다는 둥,썬그라스 새로 샀다는 둥,취미로 요가나 마사지를 배운다는 둥,가구의 배치를 바꿨다는 둥....그런 얘기들을 합니다.

그런데,그런 얘기들이 저에겐 다른 나라 사람들 얘기도 들립니다.

저희 작은 애가 아직까지도 하룻밤에도 네다섯번씩 깨서 저는 종일 비몽사몽이구요,두 아이와 지지고 볶고 집안일 하다보면 저는 하루하루 그날그날 꼭 하고 넘어가야 할 일들만 하기에도 너무 벅차거든요.그리고,이제 큰 아이가 곧 학교에 들어가야 하니 그것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되구요.

그런데,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것들 생각하며 살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취미가 그런 쪽이 아니라서 그런걸까요,아님 내가 너무 게을러서 그런걸까요?

전자쪽은 아닌거 같습니다.내가 여건상 내 취미생활을 할 수 없다해도 그거에 대한 갈망 정도는 남아 있을겁니다.그런데,뭘 특별히 하고 싶다가 없습니다.물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하고 싶은건 있습니다.

남들은 여행을 가면 설레고 즐겁다 하는데,나는 모든게 피곤합니다.일단 나는 차 타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멀미를 하는 편이라)여행을 가더라고 집에서 똑같이 하는 뒷치닥거니를 하면 장소만 바뀌지 별 다른게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상하게 여행을 하던 외출을 하던 아이가 즐거워 하면 아이가 즐거워한다는 사실 때문에 좋은 거지 내 자신이 여행이나 외출 그 자체 때문에 즐겁진 않습니다.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다른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그게 아닌가 봅니다.적당히 자기를 위한 행복들을 느끼며 사는거 같은데,저는 왜 그런걸 느끼지 못하는걸까요?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