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께 여쭙니다.
시모(76세)께서 시부(84세) 간병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부께서
대소변을 받아낼 정도냐,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가끔은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약간의 치매기가 있어서 사람을 혼동하기도 하고,
물건을 보면 옷장 속 같은 곳에 감추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의 치매현상에 비하면 점잖은 편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것이 며느리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 마냥 객관적이라 볼 수 없음을 인정함)
가끔씩 화장실 가는 사이 소변이나 대변을
옷에 묻히기도 해서 1회용 기저귀를 채워 드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시모께서 하시지 않고,
또 당신 아들이 옆에 있는데도 며느리보고
"아버지 기저귀 채워드리고 가라."
하십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너희 며느리들이 할 일을 내가 대신하려니 억울해 죽겠다"
하는 표현을 하십니다. 갈 때마다 저희가 할 고생을 대신 당신이 하고 있다는 얘기가
기~ㄹ 게 이어집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말합니다.
"어휴, 엄마는 정말 해도 너무 해. ...."
그렇지요.
시모가 안계시거나,
시부께서 아주 정신이 없으시거나 하는 상태면
며느리가 시부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게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시부께서 화분도 가꾸시는 등 거동을 하시는 분을
멀쩡한 시모 계시면서 아들 제껴놓고 며느리가
기저귀 채워드리면 시부는 얼마나 심한 낭패감을 느낄까요?
며느리는 낯뜨거워 그짓을 어찌할까요?
시모는 제게 하라하니 안할 수 없고,
마침 제 남편이 옆에 있어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시모가 그냥 가라해서 왔습니다.
그런데 동서에게 이것을 시켜서
동서는 몇 번 했다고 합니다.
저희 시모 또래가 아니시더라도
비슷한 입장에 계신 분들께 듣고 싶습니다.
남편 옆에서 돌봐드리는 것이
그렇게 억울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