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오년차에 아이둘 키우는 서른세살 주부입니다.
요즘 싸이에 빠져서 자주 들락거리면서, 잊고 지냈던 사람들과도 연락이 많이 되서 즐겁기도하고 옛생각도 많이 하죠..
방금전 누군가의 홈피를 방문했는데요.. 그냥 기분이 뭐랄까.. 딱히 표현하기가 좀 그렇네요..
때는 십일년전, 제가 스물둘 대학교시절, 한창 꽃띠 시절이었죠..^^
나름대로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외모로 한참 지잘난 맛에 살던 때였는데, 우연히 여덟살 많은 아저씨(그때 표현임..) 그러니까 당시 서른살 한 남자를 만났더랬죠..
외모는 그저 그러하였으나, 지금생각해보면 꽤 능력있는 남자였는데, 당시 제 눈에는 별로였던지라 만나면서 <물주>로만 생각해 이것저것 많이도 받아먹고, 딱히 사귈생각도 없으면서 그저 나한테 잘해주고 편하고 돈 잘 써주니까 그 재미에 그냥 딱 짜르지 않고 말하자면 이용해 먹었던거죠..
그렇게 몇달 지나니까, 그 아저씨가 저에게 진지하게 대쉬를 해 오더라구요.. 올해안에 결혼했으면 좋겠다면서.. 저야 펄쩍 뛰었죠.. 나이도 어리고 암튼 완젼 황당해서 그날로 짤라버렸는데 그 이후로 매일 우리집에 전화하고, 삐삐치고 전화 안받으면 새벽에 전화하고, 저 아르바이트 하는곳 까지 매일 찾아오고 전화하고.. 암튼 한동안 굉장히 귀찮게(?) 했었드랬습니다. 소문을 듣자하니 엄청 상심해서 망가졌다 하더군요.. 그러다가 지풀에 나가 떨어지고.. 저는 십년동안 한번도 생각 안하고 지내왔는데, 우연히 아는사람 홈피를 통해 그 사람 이름을 보고 불현듯 생각나서 홈피를 가봤죠..
메인사진에 딸내미 사진을 올려놨더라구요.. 제 아이보다는 좀 어려보이더군요.. 그래.. 나이가 사십이 넘었는데 결혼은 했겠지..
사진첩을 열어보니 부인이 저보다 훨씬 이쁘데요.. 흠.. 그렇군 했죠..
프로필을 보니, OO대학 교수가 되었네요..
방명록을 보니 온통 교수님.. 교수님.. 하는 제자들이네요..
저요? 동갑내기 남편만나 생활고(?)에 시달리며 애둘 낳고 푹퍼진 몸매하며 완전 볼품 없죠.. 옛날 모습 온데간데 없고 찌든 아줌마 뿐인데, 그 사람 가족사진 보니 중후하고 멋지게 변해서 이쁜 와이프랑 딸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네요..
어차피 나와는 인연이 없을 사람이었으니, 예전에 그리 됬겠지만서도 그냥 그냥 기분이 쫌 그렇네요..^^
옛날 옛적에 제가 조금만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었다면 지금쯤 교수 사모님이 되었을지두 모르는데..ㅎㅎ
그냥.. 야밤에 애들 재워놓구 싸이질 하는 아짐의 씰데없는 넋두리라고 이해해 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