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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보단 맘편하고 배부른 음식점이 더 좋구나.


BY 늘궁금이 2006-03-01

오늘 모처럼 식구가 외식을 하러가기로 했다.남편이 좀 생긴 공돈이 있어서.

오늘 아이들과 함께 모 체험전을 구경 갔다가 남편 회사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어느 한 빌딩에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그냥 좀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등이 몇개 있었다.

우리가 좀 일찍 가서 남편은 일 정리하고 바로 나온다 하고,나와 아이는 음식점에 먼저 가 있기로 했다.

나는 외식이라 해봤자 애들이랑 분식점에서 뭐 사먹고,좀 비싸도 온 식구가 고깃집에서 고기 먹는 거였는데(그것도 어쩌다 한번),레스토랑은 좀 체질에 안 맞긴 하다.

첨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갈까 했다.문 앞에서 메뉴판이 있는데,보니까 너무 비쌌다.그래서 다른 음식점을 보니까 거기는 셋트 메뉴를 시킬 경우 여기보다 좀 싼 듯 싶었다.그래서 거기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레스토랑은 격조있어 보였다.음악이랑 장식이랑.주변에 몇 테이블 차 있지 않았는데,사람들 옷 차림새나 대화내용들(옆 테이블 사람들 목소리가 좀 커서 들렸다),모두 나와는 동떨어진 사람들 같았다.나는 애들 데리고 나오느라 청바지에 니트차림 거기다 화장도 거의 안하고 드라이도 안하고 안경쓰고...그 레스토랑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그 레스토랑의 풍경에서 나는 잘못 그려진 그림 같았다.

게다가 큰 딸이 셋팅되어 있는 물컵을 보며 "엄마 이 컵 되게 예쁘다.난 이런 컵 처음 보는데..."그러는데 내가 더 초라해 보였다.그 유리잔을 깨면 어쩌나 싶어 다른 컵으로 바꿔 달라고 하려는데,큰 딸이 꼭 그 컵에다 먹겠다고 박박 우긴다."너 그거 깨면 니가 컵 물어주고 청소하고 와" 나도 모르게 그래버렸다.

셋트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더니 1인분은 안된단다.그렇다고 아직 오지도 않은 남편 것과 합쳐 2인분은 미리 시킬 수도 없고 해서 따로 시켰다.그랬더니 돈이 예상보다 더 나오는거다.차라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갈걸,그럼 좀 더 맘도 편하고 종류도 많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우리들을 꽤 오래 기다리게 했다(내가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그 동안 애들이 큰 소리로 얘기하고 졸리다며 의자에 눕기도 하고 심심하다며  탁자밑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정말 창피하고 내가 더 초라해보였다.

음식은 비싼데 어쩜 그렇게 양은 적은지.남편이 와서 함께 다 먹고 그 레스토랑을 나서는데,나도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느낌이 안 들고,아이도 배고프다고 뭐 더 먹고 싶단다.

오늘 외식은 배는 배대로 고프고 맘은 맘대로 불편했던거 같다.역시 레스토랑은 내 체질이 아니다.

다음번엔 마음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가서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