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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를 통해 본 승부의 철칙


BY 필승코리아 2006-03-15

어제 미국에 7:3의 쾌승을 거두었다.

다른 스포츠도 대략 그렇지만, 특히 야구는 흐름, 기세를 많이 타는 스포츠다.

내가 보는 어제 대 미국전 최대의 승부처는, 3회초와 말 1점씩을 주고 받은 뒤 맞이 한, 4회초 우리팀 수비 때 였다고 생각한다.

3회까지 잘 던진 선발 손민한이 교체되고 올라온 투수는 한국팀의 신예 전병두 선수, 빠른 공과 위협적인 구위를 가졌으나, 국제경험은 고사하고 국내 프로경험 조차 얼마 안 되는, 그래서 선발시부터 다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었다.

어쨌든...

4회초 첫 타자 치퍼 존스를 맞이한 전병두 선수, 2구 파울에 이어 3구 빠른 직구로 볼카운트 투 스트라이크 원 볼, 유인구 하나를 던져 투 앤 투가 된 상태에서...

전선수는 회심의 결정구로 외곽 낮은 곳에 꽉 차는 빠른 직구를 던졌다.

5번 강타자 치퍼 존스는 삼진 아웃!!! 첫타자를 깔금히 처리하고, 투구에 힘이 붙을 찰라 였는데... 이 때, 또 다시 나오는 어이없는 판정. "볼", 투-쓰리 풀카운트...


야구에서 투수는 정말 예민하다고 한다.

스트라이크-볼 판정 하나에, 파인플레이-에러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고 구위가 달라지곤 하는 것이 베테랑 투수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일인데...

최강 미국에게 3:1로 불안하게 앞서고 있는 상태에서, 그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기 위해 투입되었는데, 경험도 별로 없는 전병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심리적 압박감이란... 그 상황에서 회심이 일구에 대한 편파적인 볼 판정...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결국 제 6구째 볼을 던짐으로써 무사 1루의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

구병두는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고, 이어 등장한 6번 타자 베리텍에게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 이제 큰 것 하나면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하게 되는 무사 1-2루의 위기...

이 상황에서 미국이 1,2점 쫓아 왔다면, 경기는 그대로 미국 페이스로 넘어갔을 거구, 우리나라가 미국을 이기기는 어려웠을 거다.

여전히 흔들리는 전병두...

타석에는 슬러거 테세이라 선수...

테세이라 선수가 좌타석이라 김병현이 등판할 수도 없는 상태...

나는 지금 흔들리고 있으나, 어쨌든 내가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태...

그리고 볼카운트는 1-3로 타자에게 절대 유리한 상태...

무사 만루를 만들어 줄 수는 없으니 어쨌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밖에 없고, 심판이 미국에 편파적이니 꽉 찬 코너워크 따위를 생각할 겨를도 없는...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

그리고 제 5구째를 던졌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날카롭게 돌아가는 테세이라의 방망이... 잘 맞은 홈런성 타구는 다행히 파울볼...

다음 공에선 저 타구가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어 간다면? 그대로 미국의 페이스, 한국의 패배... 나는 한국팀 패배의 일등공신이 되는 그런 순간...

그 순간에서 제 6구째를 던져야 했던 전병두 선수...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직구를 던질까? 아냐 5구째는 재수가 좋아서 파울이 됐지만, 담에는 홈런이 될 수도 있어. 그럼 역전인데... 부족한 내가 훌륭한 선배님들을 망치게 되는데... 유인구를 던지면 어떨까? 아냐, 그건 너무 위험해. 안 속으면 무사 만루가 되잖아. 심판도 미국에 편파적이라 꽉찬 공은 볼로 판정할테고... 도대체 어쩌면 좋지. 선동렬 코치님이 올라와서 교체라도 해 주면 좋을텐데... 과연 내 공이 메이저리그의 저 대단한 타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의 저 대단한 타자가 내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리면 어쩌지..."

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위기일발의 순간, 절대절명의 위기...

이런 순간에서 우리 대표팀의 막내, 구위는 좋으나 검증된 바 없고, 경험도 부족한 우리의 전병두 선수는...

"그래 칠테면 쳐라. 넌 메이저리거냐? 난 자랑스런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그래 한 번 부딪혀 보자"라고 생각했을 것 같구...

우리의 전병두 선수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하는 직구를 바깥 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과감히 정면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혼심의 힘을 다해 던진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멍청히 쳐다보는 테세이라 선수...

삼진 아웃!!! 기세의 승리, 자신감의 승리...

"그래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미국을 잡을 수 있다. 막내 구병두도 해 내는 데 우리가 못할 리 없지."


결국, 어제의 승리를 가져 오게 한 가장 중요한 승부처 였다는 생각이다.

 

그리구 맞이한 4회말 2사 이후 김민재의 2루타 이후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 선수, 벌서 1회말 선제홈런을 기록한 바 있고,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 있는 상태...

미국팀의 선택은? 고의사구...

"우와, 한국이 두려워. 무서워. 일단 이승엽은 피해 가자."

그리고, 이어 터진 최희섭의 쓰리런 홈런!!!

기세에서 밀린 미국은 이후 속절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고...

그 후 이어진 맥없는 타격과 수비실수들...

원래 승부란 그런 거다.

지든 이기든 맞부디쳐야 할 때, 두려워서 꼬리 내리곤 해선...

절대 이길 수 없다.

질 땐 지더라도...

맞부딪쳐야 할 땐 자신의 최선을 다해 맞부딪침으로써...

이기면 좋고, 지면 다음을 기약하면 그 뿐...

자신을 믿는다고 꼭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의심하는 순간 받드시 지게 되는 것이 승부세계의 철칙...

야구나 주식이나 인생사나... 그건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