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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BY ^^ 2006-03-15

넌 어디서 뭘하는지 보고싶다.

시간은 잘도갔구나...

널 마지막본지 벌써 18년이 자났어...

 

봄 대청소랍시고 베란다 활짝 열어놓으니 강바람이 아직은 찬데...

 

난 대부분의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그렇듯이 좀 살찌고 좀 넉살좋게 나이먹어가는데..

넌 어떻게 지난 시간을 살았니?

 

너도 내 남편처럼 적당히 살찌고 마누라 바가지 적당히 위로하고  가족들위해 세상과 타협하면서 널 조금씩 깍아 팔고 살고 있는거니..?

그렇겠지..

 

새벽에 우연히 일어나 앉아 내 옆에 누운사람이 내 남편인것에

너무도 감사하면서 살만큼 난 비교적  어려움없이 잘 살아온듯하다.

너도 그렇겠지....

나랑 헤어지자는 너에게 최소한 나보다 예쁘고 능력있고 널 더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라고

내가 말했었지...

그때 너의 모습은 지금도 아프다.

그런 여자가 하늘아래 있을수 있냐고 중얼거린 너...

철부지 부유한 경상도여자를 끼니마저 어려운 전라도 깡촌에 박아두고 살아달라할 자신이 없다며 친구하자는 너에게..

내 한때 당신의 연인이였는데 이제 세삼 몸을 굽혀 친구일순 없다고 거절하며 너의 이별을 받아준 나..

너 아니?

그때 나 신경안정제 몇알 먹고 있었다는거...

너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너 앞에선 난 참 도도하고 우아하고...그래 연극을 하듯이 산듯하다.

 

 

내가  내 남편을 존경하듯 넌 너의 아내를 존중하며 잘 살고 있겠지...

 

그래도 일년에 한번쯤은 너 생각이난다.

벚꽃이 필무렵이면...

화사한 꽃나무아래 너와앉아 향좋은 차한잔 나누고싶어진다.

그때처럼...

 

하지만 생각만 할뿐이야.

 

네가 보고픈 잠깐의 시간보다 훨 많은 시간이 난 남편이 보고싶고

널 궁금해하는 그 짧은 시간보다 훨 많은 시간이 난 남편이 궁금해...

 

너도 그럴꺼라고 믿어.

 

그렇게 우리 조금만 궁금해하고 조금만 보고싶어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행복하자.

 

어느 따듯한 봄날..

남편이랑 팔짱끼고 나간 공원 산책에서 역시 아내랑 팔짱끼고 나온 너를 보고

눈빛을 반짝이며 가볍게 웃어주고 스쳐갈 그만큼 네가 보고싶고 네가 궁금하다.

너도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