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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고 인자 우에 사꼬


BY 경상도예비할멈 2006-03-24

꽃은 피고 인자 우에 사꼬]이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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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고 인자 우에 사꼬

문을 열면 능금밭 가득 능금꽃이 아찔하게 피어 있는

그 풍경 아득하게 바라보며 비명을 치는 노파

어깨 한쪽 맥없이 문설주로 무너진다

그 모습 힐끗 일별하던 네살박이 손주놈이

되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중얼거리며 나자빠진다

꽃은 피고 인자 우에 사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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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집에서] 장석남  


묵을 드시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
묵집의 표정들은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나는 묵을 먹으면서 사랑을 생각한다오
서늘함에서
더없는 살의 매끄러움에서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 수저질에서
사랑은 늘 이보다 더 조심스럽지만
사랑은 늘 이보다 위태롭지만

상 위에 미끄러져 깨진 버린 묵에서도 그만
지난 어느 사랑의 눈빛을 본다오
묵집의 표정은 그리하여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