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85

능소니네 요즘 사는 이야기


BY 능소니 2006-04-08

여러 똘방 언니들, 친구들 반가워요~~

한동안 못 들어오고 눈팅만 하고 나가곤 했는데,

새로운 친구들도 많고 또 소식 없는 친구들도 많고 그러네요.

그래두 파랑새 언니나, 민이맘언니는 여전히 바쁘시네요...^^

전 한동안 정말 정신 없었어요.

지난겨울 두 아이들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는 바람에 생긴 빚 갚느라 허덕였고,

내 자신이 너무 나태하고 노력이 부족해서 일이 잘 안되는것 같아서

저 자신을 좀 독려해서 바쁘게 지냈어요.

2돌 지난 막둥이까지 놀이방 보내고,

다행히 막둥이는 넷째라 정부에서 전액 지원을 받아서 보낼 수 있어요.

전 가게 봐가면서 부업 해가면서, 바쁘게 지냈죠.

저녁이면 잠깐 밥 앉히고 찌개 끓는 동안 성서 읽고, 느낌을 노트에 적고,

그게 벌써 석달채 하루도 안 빠지고 읽어서 제법 많이 읽었죠.

아이들하고 함께 시작한 54일 기도도 하루도 안 빠지고 한 덕에

엊그제 겨우 끝마치고 이제 한 숨 돌렸어요.

또 아픈 시어머니 때문에 속도 많이 상하고 쌈도 하고, 결국은 내가 포기했죠...ㅠ.ㅠ

시골에 혼자 계시다가 다리에 염증이 생기면서 걷지도 못하는 시어머니를,

큰집에서 모시고 갔는데, 시골에 사시다가 시내 아파트에 적응을 못하신 시어머니는,

차라리 창문에 떨어져 죽는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다시 시골에 오시게 되었고,

막내네 집에 가서 있고 싶다고 하시길래 첨엔 많이 반대도 하고 망설였죠.

당장 아픈 시어머니 오시면, 병원도 다녀야 하고,

하던 일도 접고 시어머니 수발 들어야 하는데 그게 포기가 안되더라구요.

기름값조차 없어 겨울을 냉방에서 지내야 했던 우리 형편에,

아픈 시어머니 병원비 낼 엄두도 낼 수 없었고,

걷지도 못하는 시어머니를 수발하려면, 화장실도 밖에 있는 우리집에선

결국 내가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형편이었거든요.

고민고민을 하던중에, 집주인 할머니가 또 집을 팔려고 내놨다는 거에요.

할 수 없이 새집을 알아보러 다녀야 하는데,

때마침 구청에서 저소득층 생업자금 대출이 있다는걸 알게 ?怜?

대출신청을 했는데 다행히 가능할 것 같다는 거에요.

마침 구 보건소에서 휠체어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걸 알고,

어차피 내게 닥칠 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그래서 휠체어도 빌려다 놓고,

집도 알아보러 다니고,

내가 막내며느리라지만 그래도 내가 편해서 오시고 싶어하는데

돌아가시고 나서 남편 마음에 한이나 안 맺히게 내가 모신다고 했죠.

남편은 고마워 하면서도 우리 형편이 넉넉치가 않으니까 많이 고민을 했나봐요.

그걸 내가 설득하고, 다행히 누나나 형들이 좀 도와주겠다고 해서

내일 결국 어머니가 우리 집으로 오시게 됐어요.

당분간은 이 집에서 내가 요강에 대소변을 받아내며 힘들게 지내야 하겠지만,

낮에는 휠체어에 태워서 내가 일하는 가게에 나가 사람들하고 어울리게도 하고,

밤이면 네 꼬마들이 시끄럽게 조잘대면,

외로움에 빠져있던 시어머니 마음도 많이 밝아질 것 같아요.

죽을까봐 무서워 성당에 나가고 싶다시는 시어머니 모시고

열심히 성당도 다니고 기도도 하려고 해요.

전에 내가 시어머니한테 듣던 악담이며 독설들을 지금 되새겨보면,

절대로 못 모실것 같은데도, 이제 힘빠지고 기운이 없어,

나 니네 집에 가고싶다며 우시는 시어머니를 보니 가엾어집니다.

이제 아무 약도 안 듣고 진통제로만 의지하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래도 맘 편하고 의지 되는 곳에서 사시고 싶어하시니까

그래도 내가 맘 편하게 받아들이는게 서로 좋은 일이겠죠?

딱 맞춰서 집도 대출이 가능하게 되어 빌라를 하나 얻어서 가게 되면

시어머니도 편하게 모실 수 있을것 같아요.

앞으로 다시 54일 기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우리 가족은 물론 절 생각해 주고 항상 염려해 주시는

똘방 식구들, 그리고 혜원언니를 생각해 지향에 넣고 기도할께요.

바쁘고 여러가지 일이 있어 자주 못들르지만 그래도

아컴에 들어오면 여러가지로 맘이 편해요.

앞으로도 시어머니까지 오시게 되면 더 바빠 자주 못 올거에요.

그래도 저 많이 응원해 주실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