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장땡이 언니가
시부 병원다니느라 힘들다고 허는데.....
저도 시모 병원에 입원한지 일주일째라
지난 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울 시모는 병보다도 마음의 병이 커서,
첨에 병원에 갈때도 아픈걸 조금 견뎌야 하는데
견디지 못하고 새벽에 아들 며느리 들볶아서
결국 일요일 새벽에 응급실로 가더니,
진통제도 못 놓고 병세가 심하니까 병원에서는 그냥 입원시키래서
입원 시켰지요.
간단한 검사 몇번 했더니 병세가 너무 심각해서
선생님이 또 다른 검사를 자꾸 하자고 하니까
울 시모는 하루만에 진통제 맞고 퇴원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니까
옆에 사람들을 들들 볶는답니다.
이틀만에 퇴원 안시켜준다고 그 큰 종합병원을 다 뒤집어 놓고,
4층 병실에서 뛰어 내려 죽는다고 난리를 치고,
그것도 못하게 하니까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다고 구르고,
그것도 성에 안차니까 그냥 기어서 퇴원한다고 나가대요.
낮엔 병원에 있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내가 자처해서 있었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돼서 결국 큰소리를 냈지요.
첨으로 시모한테 그렇게 심하게 한 것 같아요.
넘 정신 못차리고 울고 난리를 치는 통에,
도대체 왜 이러냐며 아픈 다리를 좀 세게 쳐서 침대에 올려놨습니다.
그랬더니 나더러 사람 죽일 년이라며 또 온갖 악다구니를 써대더라구요.
결국 옆에 환자들이 못견디겠다고 데모(?)하는 바람에
간호사들, 의사들, 그리고 둘째시숙까지 호출되고,
둘째시숙이 근무하고 있는 병원인데 이렇게 하면 아들 직장 떨어지라고 그러냐며
둘째 아들이 같이 죽자고 난리를 쳤더니 조용해지대요.
ㅠ.ㅠ. 진짜 가만히 있어도 힘든게 병간호인데
울 시모같은 사람 병간호는 정말 멀쩡한 사람도 병나게 만들어요.
아침에 8시에 자는 애들 깨워서 유치원데 데려다주고
저녁에 집에 오면 큰애들더러 엄마 올때까지 보라고 하고는
밤 11시가 넘어야 집에 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 기다리다 지쳐 울다가 잠이 들어있고......
밤에는 시숙이 잔다고 하지만, 낮에 있을 사람이 없어서
그 비싼 간병인 쓸수가 없어서 내가 가 있는건데.........
암튼 넘 힘들게 일주일이 지나갔어요.
다행히 정밀검사 결과 골수암일거라는 애초의 예상과 달리,
뼛속에 염증이 좀 심한것 뿐이라고 해서 입원 기간은 짧아질것 같아요.
지난 일주일동안 나하고 싸우고 얼르고 타일르며 보내서인지
이제는 조용히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잘 하는 편입니다.
담당교수님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까지 겸하고 있는데,
치매는 아니고 정신분열증 비슷하다고하네요.
그래서 계속 치료를 하고 있어요.
암튼, 아무말 않고 조용히 병원생활 하는 노인네들이 그저 고맙고
부러워요.
오늘은 일요일이라 애들 델고 갈 수가 없어서 신랑이 갔는데
어젯밤에 시숙하고 또 한바탕 했다는데 어떤지 모르겠어요.
옆에 환자들 또 못잤다고 난리겠네.......ㅠ.ㅠ
밤으로 의사선생님이 못견디고 수면제 처방을 해주는데,
이젠 그것도 안 듣나봐요.
하긴 그것도 성격이 편한 사람이 잘 듣는다고 하더라구요.
MRI도 움직이느라 첨에 실패해서 두번째 찍을때는
수면요법을 했는데 다른 사람은 그냥 잠들 정도의 양에도 잠이 안들어서
약 양을 배로 늘렸는데도 깊은 잠이 안들어서 힘들었다니까.......ㅠ.ㅠ
몸 추스리라고 신랑이 보약 해준것도 못 먹고,
살은 더 빠지고 요즘 제 몸이 말이 아니네요.
울 시모 제발 맘만이라도 편해져서 사람 안괴롭혔으면 좋겠어요.
이대로 계속 가다간 병원에서도 쫓겨나게 생겼다니까.........
지금 생각으로는 조용히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하는 시모라면
업고 다닐 정도로 고맙겠어요.
화창한 일요일, 밀린 집안일 하면서 괜히 넋두리 하고 있네요.
암튼 다들 행복한 주말 되시구요,
장땡이 언니, 그냥 조용히 아프신 시부모 감사하고,
맘이라도 진심으로 기도하세요.
저도 울 시모 밉지는 않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매일 보면 기도해요.
그리고 다른 우리 며느리들.....힘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