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1학년 여자 아이인데,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이입니다.앉으면 몇시간씩 집중해서 책을 보고,생일 선물로 뭘 받을래 하면 책 받는다고 하고 어떨 땐 책 읽느라 밥도 제 때 안 먹고 잠도 제 때 안 잘 정도고 외출할 때도 심지어 계곡에 놀러 가는데도 책을 가지고 갑니다(계곡 가는 길에 차 안에서도 보고 계곡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잠시 나와 쉬는 동안 책을 읽는 아이입니다).
그런데,이 아이가 몇 달 전부터 만화책에 꽂혔습니다.
맨 처음 만화를 접하게 된건 아는 사람이 하는 화실을 보내면서부터인데,거기 선생님이 애들이 그림 안 그리고 딴 짓하면 그림 빨리 그리는 사람 만화보게 해준다하고 갖다 놓은 만화 때문이었습니다.그래도 그때는 만화는 거기서만 보고 다른데선 만화를 보지 않았습니다.안 보려고 안 본게 아니고 그때까진 만화보다는 그냥 책이 더 좋았었던거죠.
그 뒤 같은 유치원 다니는 어떤 아이가 마법천자문을 보는걸 같이 보았나본데 재미있다고 자꾸 사달라고 조르더라구요.단순 흥미 위주의 만화가 아니고 학습효과도 있겠다 싶어서 한권 사줬는데,거짓말 안 보태서 몇 십번을 읽고 또 읽더라구요.
너무 거기에 빠져 있길래 만화책은 절대 안 사줬더니 아빠랑 외출하면 지 아빠한테 졸라서 한두권씩 사들고 들어오더니 지금은 마법천자문이 2권인가 3권 빼놓고 다 있습니다.그것도 동네 도서관에서 다 봤구요.
마법천자문을 사면서 다른 책을 읽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들더니,이제 어디가면 만화책만 읽습니다.물론 집엔 만화가 없으니까 그냥 책을 보지요.그냥 책도 여전히 좋아하긴 합니다.
그런데,아이가 대형서점이나 도서관등 집을 제외한 책이 있는 모든 장소에 가면 거의 만화책만 봅니다.만화책이 없고 그냥 책만 있으면 그냥 책을 보지만 만화책이 있는 곳에 가면 여지없이 만화책만 봅니다.
얘네 학교 도서관에 책이 아주 많은 편인데 아쉽게도 만화책도 많습니다.거의 학습만화이긴 합니다만.
처음엔 만화와 그냥 책의 비율이 반반이더니만 이젠 거기서 만화책만 봅니다.집엔 만화책 마법천자문과 WHY 몇권 밖에 없으니까 그냥 책들을 보지만요.그렇다고 다른 책 있는 곳에 못 가게 하면서 집에 책을 계속 사들일 수도 없는 일이고요.집에 있는 대부분의 책이 열번도 넘게 본 책들이고 저는 한번에 5~6권씩 책을 사주는 편인데,앉은 자리에서 10~20권의 책은 우습게 읽어버리는 아이라, 아이가 읽는 만큼 책을 산다는건 경제적으로도 힘든 일이고요.
대체 어떻게 하면 그냥 책을 만화책보다 많이 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도서관에 좋은 책들도 너무 많은데 도서관에 책 두고 집에 똑같은 책 사다 나른다는 것은 너무 아깝구요(집에서처럼 만화가 안 띄면 그냥 책도 잘 보는 아이니까요).
비결 있으신 분들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