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보다 나쁜 놈을 꼽으라면...기자를 꼽고싶다.
'韓경제규모 12위 추락… 브라질에 추월' - 대부분의 신문은 통계청의 '05 경제통계를 인용보도하면서 위와 같은 제목을 떡하니 뽑았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나는 처음에 저 제목을 보고 한국이 12단계 추락했다는 기사인줄 알았다... 실은 한단계 내려가 12위가 되었다는 의미란다. )
또한 많은 신문은 유사한 제목으로 점잖게 사설까지 쓰게 된다. 내용은 모두 대동소이하다.
"브라질 정부는 이래이래 잘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다 망쳤다." 뭐 하나만 읽어보면 된다. 마치 짜고 쓴 것처럼 전개방식이 똑같으니까.
국민총생산이 브라질에 추월당했다는 얘기. 기술적으로 옳은 얘기다.
브라질이 어떤 나라로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가. 어마어마한 인플레이션,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환율, 위환위기의 효시, 좌파 정권의 파퓰리즘... 조중동이 입만 뻥긋하면 "한국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브라질 꼴 난다"라고 떠들던 나라 아닌가 말이다.
그런 브라질에 한국이 추월당하다니! 어허 이것 참 큰 일인걸!
과연 그럴까...
국토의 크기는 미국과 거의 같으며, 인구는 1억9천명인 브라질...
브라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4,000불대 초반 ('05) 으로서 한국의 16,000불대 ('05)에 비하여 25%에 불과하다. 즉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인구가 4배 차이가 나는 나라끼리 총생산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것이 눈꼽만큼의 의미도 없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냥 통계숫자일뿐, 비교가치가 있을리 없다. 한국과 브라질이 산업에서 경쟁상대도 아니고, 지역적으로 가까와 서로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다른 차원의 나라이다. 한국과 미니 국가 베네룩스 3국의 총생산 비교가 의미가 있을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브라질의 '05 총생산 약진의 원인을 알고보면 더욱 허탈하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가 최근 몇 년간 폭등하면서 달러 단위로 측정되는 GDP 규모도 동시에 커진 것이다.
실제로 브라질의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통화가치 상승세는 한국의 5배를 뛰어넘는다. 2004년 말 달러당 2.8헤알이었던 브라질 통화 가치는 지난해 말 2.2헤알로 23%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달러당 1,040원에서 1,000원으로 4% 오르는 데 그쳤다.
브라질의 동 기간 자국통화 기준 실질성장률은 2% 대로 한국 (4%)의 절반에 불과하다.
경제성장을 2% 한 나라의 정부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한국정부를 호통치는 우리의 위대한 유수의 신문사의 기자님들과 논설위원님들...
신문은 TV처럼 발가락으로 끌 수도 없고... 옛날같으면 밑 닦는데라도 썼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