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83

애들이 이런선물 좋아할런지...


BY 작은엄마외숙모 2006-09-19

내가 시댁식구들 바글바글하고 시조카들 여덟이나 되는 집에 시집와서

명절이 너무너무 낯설고 몸둘 바를 모르던 시절에

나에게 힘이 되어준 건 바로바로 조카들이었다

애들 좋아하고 학원에서 일한 경험도 있던 나는

오히려 애들과 있는게 마음편했다

 

다 결혼 년차 나보다 오래된 형님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벌되는 시부모님, 아주버님들 너무너무

어려웠던 난 일 안할적엔 괜히 애들 노는방을

기웃거렸다.

 

사실 친정엔 조카들이 없어서

시조카들이 더 이뻤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시집올 때 고만고만하던 꼬맹이들이 이젠

다들 학교들어가고 철도 들어

듬직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 결혼사년만에 우리집 꼬맹이 첫째가 태어났다

울딸내미가 조카들중에 막내인 셈인데

시댁가면 조카들이 얼마나 이뻐해주고 잘놀아주는지

모른다.

 

사실 계획에는 없었지만 내년엔

우리집 둘째꼬맹이도 태어나고 그러면

우리시부모님은 손주손녀가 열이나 되는 부자가 되신다.ㅋㅋ

(진지 안잡수셔도 배부르시겠다)

 

해주고싶은건 많지만 다들 우리보다 잘살고

주로 애들 명절에나 무슨날에 용돈을 주는 편이다.

크리스마스엔 케잌사주고

생일은 그냥 넘어가고 졸업입학만 챙겨도

돈이 쏠쏠이 든다

뭐 잘살면야 다 챙겨주고싶지만 그러질 못한다.

 

이번 추석에도 보너스도 안나올 것 뻔하고

양가용돈에 선물에 조카들 용돈 챙기려면

부담은 되지만

그렇다고 기본을 안할 수도 없구해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마음같아선 조카들 이쁜옷을 사주고싶지만

요즘엔 애들옷도 어찌나 비싼지...

형님들이 우리꼬맹이 옷을 가끔 사주시는데

물론 형님들이 잘사시긴 해도

그 마음씀씀이가 너무 고맙다.

애기옷도 비싼편이라 난 그냥 마트에서

싸게 사는편이다

 

그리고 애가 워낙 빨리빨리커서

금방 작아지더라

 

내가 없이 살던 시절 이모나 외숙모가 학용품을 선물해주시면

난 너무너무 기뻤다.

 

그생각에 이번 추석에

(입학선물로 가방은 선물한적 있으나)

학용품을 선물하기로 하고 마트를 갔다.

연필세트 노트세트 샤프에다가 연습장

필통 등등 꼼꼼히 골랐다.

애들이 학년도 다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수도 많다보니 육만원은 족히 더 들었다.

 

임신한 몸으로 다리품을 많이 팔아 힘들었지만

애들이 좋아하면 좋겠다

잘사는 애들이라 이런게 눈에 찰까 모르겠지만

포장도 이쁘게 해서주면 좋아할라나...

 

우리시어머니 조카들이 나만 보면 좋아한댄다.

비결은 딱 한가지다

그냥 애들얘기 잘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형님들, 우리꼬맹이 하나로 끝내려고했는데

둘째까지 생겨 민폐끼치게되서 죄송허유

그래도 형님들 자녀들 제가 너무 이뻐하니께

봐주세유 ^^

마음같아선 형님들께도 화장품 좋은거

하나씩 쫙 돌리고싶은데 그건 나중에 부자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