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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벗어났으면...


BY 목빠지게 기다려 2006-09-25

죽어도 안한다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딨냐며 살살 구슬렸는데 결국 죽을만치 하기 싫다며  식당, 식당 노래를 부르길래 결국 두 손 두발 다 들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나는 장사먹기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사람눈에는 그런게 보이는지 장사해서 먹고 살 팔자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결혼하고 두어번 장사했는데 두번다 일년을 못넘기고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손님을 기다린다는 것이 사람 피를 말리는 것이란걸 두번의 실패끝에 깨달았지만

남편은 식당해서 돈 벌 자신이 있다며 큰소리쳤습니다.

식당상대로 유통업을 하면서 장사잘되는 집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안되는 집 역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자기 눈에 그 이유가 다 보인다며 정말 잘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저번에 하던 유통업은 직원 한사람과 같이 했습니다. 일요일 다 놀고 볼일 있으면 3~4일 정도 직원에게 일을 맡겨놓아도 믿을 만한 사람였기에 걱정한번 없이 볼일 보고 다녔습니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직원월급주고서도 4~5백은 거뜬히 벌었습니다.

풍족하진 않지만 애들 학원보내고 적금들고 보험들고 그 비싼 부페도 한 달에 두어번 가고

명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옷 정도는  한 두번 재보다가 사입을 수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돈, 은행 대출 받은 돈, 해서 겁도 없이 거의 1억이란 큰 돈을 들여 가게를 꾸몄습니다.

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컸겠죠.

 

지금은 지금은......

이 장사 시작하고 옷가게가 어떻게 생겼는지, 애들 학원 보내기도 버겁고, 보험은 벌써 두달치가 밀려있고 독촉장이란 세금 고지서가  한 두장씩 쌓입니다.

유통일이 힘들다며 더 편한걸 찾고자 했던 남편은 이제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잡니다.

새벽2시가 마감시간이지만 술먹는 사람 쫓을 수는 없고 그래서 보통 3~4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옵니다. 장사가 잘 안되니 쉰다는 건 생각할수도 없고 직원도 맘껏 쓰지 못합니다.

개업일 부터 지금까지 2달이 다 되어가지만 한 번 도 쉰 날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몸도 많이 축나고 보기에 안쓰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망이 더 많이 됩니다.

왜 이걸 시작해서 날 이렇게 고생시키는지.

자기 혼자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그 자신감과는 달리 이제 내가 없으면 가게가 되질 않습니다.

주방아줌마 오기전에 야채 손질이며 양념 까지 내가 다 해야 하며, 힘들다며 한두번씩 빠지면  내가 어쩔수없이 나와서 새벽까지 해야 합니다.

 

이제 초 3,1학년인 아들, 딸을 집에 두고 새벽까지 일을 하자니 그 심정은 이루 헤아릴수가 없습니다.  딸아이는 5분이 멀다고 전화해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흐느끼듯 울기만 하는데 나는 가슴이 찢어집니다. 한 번도 품안에서 내어 본적이 없어 더 측은하고 애처롭습니다.

 

지금 오후2시가 다 되어갑니다.

술집이다 보니까 낮시간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집세는 비싸고 저녁 장사만으론 집세 내기가 힘들고 해서 낮에 간단한 밥을 해

팔기로 하고 오늘 첨 낮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안한 탓도 있지만 겨우 7.000원 팔았습니다.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켜 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손님처럼 생긴 사람은 전혀 오지 않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와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중심지에 '얼음막걸리 '체인점이 생깁니다.

얼마나 잘해 놓았는지 나는 벌써 기가 죽습니다. 그 집이 오늘 개업입니다.

오늘 아마 손님이 하나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우리집이 장사가 좀 됐는데 이제 그마저도 기대하기가 어럽겠네요.

집안꼴도, 애들꼴도 말이 아니고 저도 말이 아니고 남편은 남편대로 말이 아니고.

무엇보다 애들이 말이 아닙니다. 측은하고 불쌍해 한 번 더 안아줘야지 하면서도 내 몸이 고달프니 그 마저도 안되고 오히려 짜증만 부리게 됩니다.

 

이 장사, 언제쯤 끝날까요. 이제 겨우 두달 했는데 맘은 20년은 한 것처럼 너무 하기 싫습니다. 목빠지게 손님 기다리는 것도 싫고 가게에서 애들 뛰어다니는 것도 싫고.

 

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집니다.

발이 땅바닥에 닿지않고 공중에 떠 있는 느낌입니다.

어느것 하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지금을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대처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