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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


BY 겨울나무 2006-11-29

혼자 잠들고

밤에 문득 깨어나도 혼자고,

혼자 일어나고

.

.

.

다시 혼자 잠들고....

 

우리 남편은 내 살이라도 닿을까봐..

그 넓은 킹사이즈 베드에서도

저~~ 끄트머리에서 잔다....

 

문득 깨어난 한밤에

물끄러미 남편을 바라본다...

 

천리만리에 떨어져

웅크리고 자는 그...

 

혹시라도 내살 닿을까봐

이불로 꽁꽁싸고 자는 그...

 

아불사이로 조금 내어져 있는 그의 어깨..

용기내어 슬며시 손내밀었다..

..............

 

빙하로 꽁꽁 얼어 붙어있는

남극의 어느 빙산같이 차가웠다...

다시 꼭꼭 이불을 챙겨 덮어주면서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지.. 싶을때가 있다...

 

어짜피 한번 왔다가는인생..

행복하게 살다가지...

.

.

.

천길낭떠러지로

내 눈물이  흐른다..

 

10년이 지나니

우리부부사이에는

 

이제는 건널수 없는강이 흐르고 있다...

 

아이는 여전히 해맑게

자라고있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이 미묘한 감정의 기운들을..

 

허나 그때는 이미

내 아이도

자신의 사랑에

아파서 힘들어서 혹은 기쁨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나이....

 

그때가 되면

우리부부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어느 시기가 지나면

다 시들어버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이렇게 잔인한 족쇠같은

이런 결혼이라는 제도가

아직도 인간사회에 지속되는이유는

아마 종족보존이 더 큰이유가 아닐까 한다...

 

자식을 낳았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잘키워야하니까..

 

그땐 이미 둘사이의 사랑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어느생명체보다

잔인하고 생명력이 약한

인간이  살아남아있지 않을까..싶다..

 

오늘도 그는 내가 깰까봐 살얼음 밟듯

침대로 스며들것이고...

 

나는 그가 눈치채지않게

자는척 혹은 죽은척...

누워있을것이다..

 

옛날의 뜨거웠던 사랑이

이제는 서로에 대한 묘한 배려로 변해서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않는그를

내침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  또한 습관처럼

내곁에 혹은

천리 만리 떨어진

그곳에 누워 잘 것이다...

 

미안하다 아가야..

 

너또한 이러리라

생각하고싶진않다...

 

진심을 담아 보여줄수있는것이

별로 없구나..

 

끝까지 네가 모를수 있게 노력하는것 밖엔..

 

나또한 외할머니가 한이야기를

믿고싶진않았지만...

 

지금의 나 역시

그길을 가고 있구나..

 

미안하다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