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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가 나간다는 개띠해에, 개띠부부동갑내기가 겪은 혹독한 2006년 이야기.


BY mimi7073 2006-12-11

2002년, 가진건 하나도 없지만, 너무나 자상하고 착한 동갑내기남자를 만났습니다! 좋은건 잠시뿐이고, 가진게 없으니 힘든생활의 연속이 될게 뻔하다는 주위의 만류도 물리친체, 저는 이남자와 평생의 고락을 함께하기로 결심하고, 10평도 채 안되는 공간에서, 구리반지 한개 받지못한채, 결혼식도 올리지못하고 신혼생활의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둘이 시작한 울타리에, 4살과 2살된 두공주와 합쳐 모두 넷이되어 단란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지금까지 너무도 성실했고, 가정적인 남자로 살아오고있습니다. 살아오면서 늘 부딪히게 되는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에, 다투었던 적도많고, 회의가 생긴적도 많았지만, 남편은 항상 , 늘 변하지않는 마음으로 저희 가족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었습니다. 신혼생활을 처음시작하면서, 10평도 안되는 원룸에서 첫아이를 낳고 기르던 당시의 상황이 생각이납니다! 빨래널공간도 없어서 온집안에 빨래가 널리는 날이 많았고, 욕실은 너무 좁아서, 아기 목욕을 씻기려면 남편이 아기욕조에 물을 받아서 방안으로 들고 들어와 씻기곤했습니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는 1층 저희집안으로 들어와 숨이 막혔고, 도로변의 그소음들은 잠자는 아기를 깨울까 노심초사하면서 보냈던 시간들. 그러한 여건속에서도 저는 한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욕심에,천기저귀를 사용하면서 알뜰하게 살았습니다! 현재 저희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3년전 운좋게도 뽑기를 통해 당첨된 24평짜리 임대아파트입니다. 2천만원의 대출을 얻어, 월 208,000원의 임대료를 꼬박꼬박내면서 살고있는 아파트랍니다! 이아파트에 와서 둘째공주를 낳았고, 그시간도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남편은, 얼마전까지 (주)리컴에서 운영하는, 남성전문 미용실 <블루oo>의 충,호남지역 팀장으로 근무하고있었습니다! 얼마나 성실하고 열심히였는지, 대전지역에만 체인점을 20여개로 확장시켰고, 당진, 청주, 천안,광주등등 몸을 사리지않고, 뛰어다니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2005년 9월 29일, 둘째 공주를 출산했는데, 남편은 출산한지 몇시간되지도않아, 일 때문에 제곁에 있어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볼때마다 안쓰럽기 그지없었는데, 남편이 입사한지 1년남짓, <블루oo>만 운영해왔더라면 별문제가 없었을 회사에서는, 방만한 문어발식 경영으로 자회사만 10여개가 넘게 운영을 해오다가, 드디어, 우르르르 차례로,부도가 나기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돈을 메꾸기위한 방책으로, 그나마 그럭저럭 운영되어가고있던 남성미용실<블루oo>체인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넘겨지고, 직원들 월급은 한두달씩 미뤄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진돈한푼 없었고, 누구한테 도움을 얻을수도없이, 그저 월급쪼개가면서, 저축하고, 아이들키우고, 공과금내면서 살아가고있던 저희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수없었습니다. 월급이 안나오니, 당장 내야할 공과금과, 남편의 주유를 비롯한 활동비용에 대한 카드대금, 기타등등을 고스란히 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로 메꾸게 되었고, 그건 또 빚이되어 쌓여만 갔습니다! 두달치 밀린 월급이 50%만 간신히 나오면, 그돈은 카드값으로 빠져나가고, 그나마도 온전히 빠져나가지못한 돈들은 그대로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주체할수조차 없는 빚으로 남았습니다! 근근히 월급에서 떼어서 저축해놓은 50만원짜리 적금통장을 헐고, 또 다시 만들고, 또헐기를 세 번을 했습니다! 당장 살아가야할일이 막막하니, 가진돈을 자꾸 쓰게되는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기다리면 회사가 살아나겠지....막연한 희망을 버리지않고, 계속 함께 근무하는 두명의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회사가 너무 힘드니까, 다른곳에서 매각을 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왔음에도, 회사사장은, 자신이 일궈놓은 일을 그대로 포기하는게 미련이 남아서였는지, 직원들을 무차별 해고하고, 월급을 안주는정책으로 계속 회사를 어렵게 운영하고있었습니다! 그나마, 드문드문, 두달에 한번, 석달에 한번씩 나오던 밀린 월급도 끊기고, 저희의 카드현금서비스도 허용기준을 넘어서가고만 있던, 2006년8월, 남편은 회사의 이사로부터 기가막힌 말을 듣게되었습니다! “회사가 너무 어려우니, 밀린 월급을 50%씩 6개월에 나눠서 줄테니, 그래도 있고싶으면 있고, 나가고싶으면 잡지않겠다”는 통고였습니다! 이미 회사에서 해직된 사람도많았고, 월급을 받지못하는 힘든 생활의 연속이니, 자진사퇴한 사람도 많을때여서, 남편또한 어렵고 힘들게 회사를 나오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곧 다가올 둘째 돌잔치에, 밀린 카드빚에, 십원한푼없는 신세로 그냥 회사에서 나와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기가막히고, 속상한 마음,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돌잔치를 3일앞두고, 남편은 무작정 서울 본사에 올라갔습니다! 밀린월급 700여만원중, 반만이라도 받아내기 위해 무작정 올라갔었고, 아마도 그일로 인해 마음아픈일을 겪었겠지요! 자신이 지금껏 일해왔던곳에서의 냉담함과, 스스로의 자괴감때문에 괴로웠을남편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겨우, 어찌어찌 200만원이란 돈을 받았고, 속상해서 술을 마시고, 그상태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기차를 타고 와서는, 조용히 택시를 타고 귀가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았을것을.... 아마도 일이 안되려고 그랬는지, 삼재의 귀신이 씌여서였는지,생전 하지도않던 음주운전까지 해서, 집에 거의 다왔을무렵 접촉사고를 냈고, 물론 처벌도 받게되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이지만, 남편의 고통이 얼마만큼 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단한번도 음주운전이라고는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그래도 가장으로서 둘째 돌도다가오는데, 돈한푼도 없는 자신이 얼마나 속상했겠습니까? 밀린 월급을 조금이라도 줬으면 이런일도 없었을터인데, 무조건 회사가 어렵다고만하면서, 마땅히 주어야할 직원들의 월급은 등한시하는 사장과 회사의 방침에 정말 화가납니다! 아무리, 고용주가 우선시되는 대한민국이라지만, 힘없는 서민들, 당장 월급으로 살아가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누굴믿고 살아갈수가 있습니까? 게다가, 국민연금까지 처리를 해주지않아, 체납고지서까지 날아오고, 도대체 남편이 피땀흘려가면서 일했던 회사에서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나오고나니, 남는건 정말이지 한숨과 억울함밖에 없습니다! 당장 실직상태에서, 실업급여도 신청해보았지만, 겨우 8일에 한번 20여만원 나오고, 또 얼마있다가, 신청하면 나오는 식이더군요! 친구도 대한민국이 싫다며 11월에 이민을 가는데, 정말이지, 저도 용기만 있다면 그러고싶은 심정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아무튼, 그런상황이니,둘째 돌잔치도 집에서 간단히 마치고, 남편은 월급을 주지않는 회사를 노동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 일은 그것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물론, 회사측에서는 고소취하를 요청했지만, 월급도 주지않으면서, 그런 회사측의 일방적인 주장은 저희에게는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2006년 9월 28일. 1차 재판이있었습니다! 물론 보지않고도, 남편이 어떤상황을 겪었을지 뻔합니다! 회사측에서 나온 이사는 험한말로 남편에게 취하를 요구했을겁니다. 하지만, 고소취하를 한다고, 밀린 월급을 줄회사가 아니란걸 알기에, 힘없는 우리가 할수있는일은 법에 의지할수밖에 없더라구요! 요즘 매일같이, 경찰청에 노동청으로 동분서주하면서, 다른일을 알아봐야할 처지에,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닥친불을 끄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편을 보면서, 저도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두아이를 떼어놓고 일할수있는 입장도 못되어, 집에서 할수있는 일을 찾아봐도 정말 어찌나 그리도 마땅한 일이 없는지.... 하루는 혼자 펑펑 소리내어 울어본적도 있답니다. 하지만, 아직은 좌절할때가 아니란걸 압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것같은 우리의 소중한 두아이가 예쁘게 자라주고 있고, 아직도 우리 두부부는 젊기에, 이 가을의 혹독함을 다시 일어설수있는 기회라 생각하고싶습니다. 지금은 여러가지로 많이 힘든상황이지만, 곧 한꺼번에 해결될날이 있을거란 희망이 있기에, 삼재가 나간다고하는 개띠해의 이 가을이, 저희 개띠부부에게는 새로운 일에 대한 생각과 계획의 시간이 되리라 믿고, 조금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새일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갈것입니다! 저희부부에게는 너무도 혹독했던 지난가을, 아이들때문에라도 가까운 산으로 나들이하러 가는길에 흐드러지게 핀 길가의 코스모스꽃을 보고있노라니, 마음이 환해지면서 새로운 희망이 샘솟아 오르더라구요! "올해 코스모스꽃을 처음으로 보네!" 남편이 무심히 꺼내는 말에 제가 대답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보는게 아니라, 자세히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겠지! 무시로 피는게 코스모스인데...." "그런가....." 이제, 저희부부, 이 어려운 시련을 이겨내면, 길가의 코스모스꽃도, 하늘가에 걸린 한자락 구름도 편안히 바라볼수있는 여유가 생길날이 오겠지.....믿어봅니다! 사랑하는 당신!!! 지금 얼마나 힘든지 잘알고있기에, 저도 마음으로밖에 당신을 응원해주는 일밖엔 못하지만, 그럼에도 힘들다는 한마디 하지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준비해나가고 있는 당신을 보면서, 더더욱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올해는 너무도 가혹하고 혹독한 한해였지만, 이를 밑거름삼아, 내년부터는 우리가정이 더더욱 행복해질것이란 자신과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다시 일어섭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용기와 희망잃지말고, 열심히 살아보아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