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큰 딸, 그리고 유난히 착한 둘째, 귀염둥이 막내야! 한 해를 정리하는 이맘 때면 늘 엄마는 다짐을 한단다. '새해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여행도 하고 책도 읽고 공부 계획도 세워서 너희의 빈 마음을 채워 주리라' 고. 그러나 막상 현실이 닥치면, 해마다 그러했듯이 이야기도 계획도 무시된 채 하루하루 무사하길 기도하며 지내곤 했지. 그렇게 해를 거듭하여 수윤이가 19살이 되었고 둘째가 16살이 막내가 12살이 되는구나. 지금까지 속한 번 썩이지 않고 잘 자라준 너희에게 고맙다고 이제야 말을 하는구나. 언제나 스스로 할 일을 다하며 성실했던 큰 딸에게 고맙고, 일찍 나가는 엄마를 대신해서 막내를 챙겨주는 둘째가 있기에 편하게 지냈단다. 막내 또한 누나들을 닮아 여리고 착해서 엄마는 걱정이 없었는데 너희는 그동안 외롭고 힘들었다는 것을 10년이 지나서야 알았다니...... 며칠전 엄마 생일에 '그동안 힘든일이 많았지만 엄마와 이야기 할 쌔가 없어 혼자 울곤했다'는 수지 편지를 읽고 놀라기도하고 무심했던 엄마를 반성하며 마음이 많이 아프고 미안했단다. 늘 웃기만하고 밝은 모습이어서 정말 몰랐단다. 편지를 읽고 기도하며 많이 울었다'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단다. 더구나 막내가 요즘들어 '엄마 안나가시면 안돼요?'라며 보채기도 하고 아침에 엄마생각나 울며 학교에 갔다고 자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는데 너희들 마음이 많이 허전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더구나. 더 힘든 환경의 친구들을 보며 참으라는 말만 거듭 했던 무지한 엄마가 이젠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꾸어야 겠구나. 경제적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 만족했던 엄마가 참 부끄럽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너희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시간을 최대로 늘리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해야겠다. 가족이 공통적으로 할 일을 마음으로는 계획했지만 한 번도 말하지 않았고 실행하지 않았는데 너희와 의논해서 올 겨울은 실행에 옮겨고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보람있는 생활를 해야겠다.너희도 들어주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수윤,수지,현우야! 잘 자라주고 엄마 아빠를 늘 위로해줘서 고맙다. 그동안 너희 맘을 몰라줘서 미안하구나. 그리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