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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미안해. 그리고 정말 고마워.


BY dahlia0416 2006-12-31

언니... 생각해보면, 나는 자유롭게 살아왔어. 그닥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순탄치만은 않은 가정환경이었지만, 난 언니 덕분에 자유롭게 살아올 수 있었던 거 같아. 어려운 형편에 대학도 했던 것도 모두 언니 덕분이야. 언니, 혼자 모든 무게를 짊어진 우리 언니... . 맏딸의 역할과 언니누나의 역할을 넘어서 동생들이 짊어질 역할까지 대신하는 우리 언니... . 자신의 꿈을 희생하면서 나와 남동생을 챙긴 우리 언니... 미안해. 학창시절 공부에 소질이 많았던 언니가 집안 형편 때문에 자신의 특성과는 무관하게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야만 했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던 언니의 꿈은 과학 선생님이었는데, 전혀 자신의 적성이 아닌 실업계로 가서 19살부터 34살인 지금까지 집안을 돕는다는 고생하는 언니를 보면 마음이 아파. 언니 도움으로 대학까지 나온 주제에, 나는 집안에 아무 도움도 못 줬잖아. 사귀던 남자랑 바로 결혼해버리고 그렇게 집을 떠났는데, 그때는 정말 사랑에 눈이 멀어 몰랐어. 하지만 지금은 언니에게 미안해. 너무 미안해. 언니는 가정 형편 때문에 진학도 포기하고 19살때부터 일을 했는데... 언니가 20대 중후반이었을 때, 사귀는 남자와 결혼을 생각했지만 그쪽 부모님들이 ‘어쩌다 대학도 못 들어갔냐...’같은 말을 하셔서 상처를 받아 대성통곡했던 날이 생각나. 그날이 언니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가족 앞에서 엉엉 운 날이잖아. 어린 나이에 겪은 사회생활이 힘들어 혼자 놀이터에서 몰래 울던 언니가... .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 앞에선 울지 않던 언니가... 요즘 자꾸 그때가 생각나. 내가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동생이 고등학생이라 결혼을 포기했던 그때가... . 하지만 나랑 남동생은 언니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했지. 정작 본인은 대학을 포기하고 19살부터 직장생활을 했으면서... . 자신이 초라함을 경험했기에 동생들은 절대 그런 취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우리를 진학시킨 언니... 그 은혜도 모르고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 정말 미안해. 난 언니에게 항상 죄스러워.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고마워. 이젠 언니가 좀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 2007년에는 집안 걱정 따윈 하지 말고 부디 지금 사귀는 분이랑 결혼해.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언니는 분명,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 언니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신부가 될 수 있게... 언니가 삶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이 못된 동생, 이번엔 꼭 언니의 후원자가 될게. 쑥쓰러워 아직까지 한번도 말로 표현 못했지만 지금은 고백하고 싶어. "언니...미안해. 그리고 정말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