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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아도 결혼생활 행복할 수 있을까?


BY 고민녀 2007-01-03

답답한 마음에,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고민끝에 글 올려봅니다.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다 그 얘기가 그 얘기고 해서..
님들의 허심탄회한 생각들.. 기대할께요..(__)

엄마 소개로 만났어요.
나이들어 사람 만나다보니(제 나이 75년생 >> 새해 33살 됐어요^^)
자꾸 조건을 따지게 되요.
직업, 외모, 학력, 재산 등등.. 자꾸 하나하나 생각하게 되는데,

*제 취향은 아니지만, 남들 선호하는 공무원이고 늘상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라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진급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구요.

*얼굴 자체는 멀쩡(!)하게 생겼어요.
두상도 작고 갸름한 얼굴에 눈, 코, 입 다 바르게 생겼어요.
근데 완전 아저씨 헤어에 아저씨 의상~ㅎㅎ
제가 살집이 좀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데 이사람은 날씬한 정도의 체격.
살은 먹여서 찌우면 되지.. 싶어요.
옷이나 머리는 결혼하면 어차피 아내 몫이니깐 바꿔주면 될거 같구요.

*저는 서울 중상위권 대학 나왔는데, 상대남은 전문대 나왔어요.
전졸이라는거 알았더라면 첨부터 안만났을텐데, 만나고나서 알았어요.
(형편때문에 대학을 못갔거나 그럴 상황 아니고,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공부 못해서 전문대 갔다고밖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게 가장 걸립니다.)
저는 숫자에 강하고 매사 빠릿빠릿한 편인데,
그사람은 좀 느리고 똘똘한 느낌이 없어요.
왠지.. 열심히는 하지만, 공부도 효과적으로 못할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무녀독남이라서 지금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내주신대요.
이 정도 집이면 저희집 형편이나 제 주변과 비교했을 때 준수한 정도의 집입니다.
부모님은 고향에 땅과 살 집이 있나봐요. 거기서 사신대요.
(결혼 후, 제 집 드나들듯 자주 올라오실지, 아님 완전 독립된 아들 집이라고 생각하고
내어주시는 건지는.. 그것까진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품은, 현재 한달 반 정도 만난바로는, 착해요. 성실하고.
보통 남자들이 말하는 '진국'스탈입니다.
재미없는 농담도 잘하고 저한테 또 잘합니다.
성실하고 바른생활 사나이구요.
도대체 왜 전문대를 간건지는 몰겠지만, 지금 현재 진급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서
진급공부도 무척 열심히 하고 자신있어 합니다.

 

*삶이 좀 재미가 없어요. 그사람은.. 소위 말하는 특기나 취미가 없어요. 없대요.

전 음악, 책, 영화 엄청 좋아하고, 손재주가 많아서 비즈공예, 인테리어 등등

머 만드는것도 좋아하고, 요리도 아주 좋아하거든요.

차(car)도 좋아해서 튜닝하는것도 취미인데..

뭔가 자기가 잘 알거나 잘 하는.. 그런 분야가 없대요.

이 얘기 하는데 좀 답답하고 짜증이 나더라구요.

*가족들이 제가 그사람과 잘되길 적극 바라고 있어요.
엄만 너무너무 좋아하구요. 학벌이 아쉽지만 지금 공무원이고 공부 열심히 한다고..

*객관적으로 저도 저 혼자 생각하기를, 신랑감으로 OK했습니다.
물론 상대도 저와 결혼의사가 있다고 느껴지구요. 저한테 아주 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제 마음이에요.
마음이 땡기질 않아요.
제가 사랑했던 사람중엔 학창시절 정말 공부 못해 대학못간 고졸도 있구요,
증말 별볼일 없는 직업이었던 사람도 있구요,
아주 가난했던 사람도 있구요..
별별 사람 다 있었어요. 결혼까지는 너무 무리이고 또 이런저런 이유로
다들 추억으로 남겨진 사람들이지만요.....

결론은, 조건이고 뭐고 심장을 땡기는 사람은 땡겨질 수 밖에 없단거죠.
근데 이사람은 객관적으로 보면 저에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상대다. 라는 판단이 서는데 가슴에 울림이 없어요.
만나서 얼굴보도 얘기하는데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 안기고 싶다는 생각같은거 전혀 안들어요.
제가 애교가 엄청 많아서,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거의 애기가 되어버리는데..
이 사람앞에서는 그런 모습이 절대로 안나와요..ㅠㅠ
그렇다고 보기 싫거나 짜증나거나 그런건 아닌데,
만나고 있음 그냥 맹맹해요.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구요.
이런 상태인데 (물론 더 만나봐야 알겠지만)
이런 상태였다가 좋아져서 결혼할 수 있을까요?
아님, 이런 상태로 결혼해도 잘 살 수 있을까요?
결혼해야겠다! 혹은 끝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때까지 일단은 잘 만나보자 결심한 상태이긴 한데,
시간에 맡기고만 있기엔 자꾸 머릿속에 복잡해서 조언을 구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