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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의 하루 ♡ **


BY 릴리 20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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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하루  /  이 채  

하늘을 쳐다본지가 얼마만인가 
땅을 내려다본지도 꽤 오래인데 
하루 해 저물기가 힘이 들고 
저녁이 쉽게 오지 않는 날엔 
숨소리도 맞바람에 부대껴 가파라만 집니다 

욕심없는 하루건만 
세상을, 삶을 몽땅 놓아버리고 
모든걸 잊고 싶은 날엔 
더딘 밤은 몹시도 깊고 
그 밤의 어둠은 길고도 긴 그림자 

이런밤엔 꿈도 하얗도록 허망하여라 
하루만큼 생은 짧아져 가는데 
파고드는 상념은 
끝도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네 
아, 나는 여태껏 무엇을 위해 살아 왔던가 

파문을 넘어 파도를 치던 날엔 
물속에서 그 하루를 살았고 
채 몸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옷을 갈아 입고 내일을 걸어야 했던 
중년의 하루, 또 다른 하루에 

녹지 못하고 얼어버린 가슴앓이가 
고드름처럼 맺힌 창문 너머로 
뽀얀 아침이 다시 
숨을 가다듬고 찾아오면 
따뜻한 햇살이여, 새삼 반가운데 

등 뒤에서 날마다 부르는 
금쪽같은 품안에 자식을 
이제는, 이제는 올려다 보며 
점점 셀 수 없는 
내 흰 머리카락은 몇개나 될까 

아, 오늘은 무엇이 마냥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