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왕도(王道)가 없다구요? ⓒ 독고탁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 외에 왕도가 없다.’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꾸준히 하는 것’의 의미도 모호하거니와 무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꾸준히 하라는 것 정도는 가르쳐줘야만 하는 부담은 여전히 남습니다.
왕도(王道)란 ‘왕이 다니던 길’이니 만큼 ‘편안하고 쉬운 길’ 혹은 ‘지름길’로 해석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영어공부를 하는데 가장 편안하고 쉬운 길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고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왕도인 셈입니다. 그리고 왕들이 한 개의 길로만 다니진 않았을 터, 여러 개의 왕도가 있을 수 있고 그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유효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으면 적어도 영어를 10년은 교육받는 셈인데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닙니다. 그 정도로 영어공부에 공을 들였으면 누구나 한마디씩은 왕도에 대해 얘기를 꺼내도 될 법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영어를 10년씩이나 공부하고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바짝 쫄아서 말 한마디 못하고 우물거리다 마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영어 전공자도 아니고 해외 유학파도 아닌 사람이 영어교육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글을 더하는 것이 외람되다 싶어 시도조차 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뜬금없이 ‘영어공부의 왕도(王道)’에 대해 글을 올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얼마 전 뉴스 속에서 꽤 ‘짭짤한’ 자료를 접하고부터입니다.
사실 그동안 몇몇 분들(사교육강사님, 테디베어님, 시골훈장님)께서 영어교육과 학습 전반에 대해 참으로 소중한 말씀들을 해 주셨는데, 그 중 영어학습에 관해 모든 분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방법과 제가 나름대로 지금까지 ‘영어학습 최고의 비법’이라고 여기고 있던 방법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면서 매우 기뻤고 그 방법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더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과연 그러한 방법을 우리 독자님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좋은 방법을 그냥 지나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들고, 나아가 ‘이왕이면 샘플까지 제시하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감히 ‘영어학습의 왕도(王道)’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1. 본론으로 들어가서 샘플부터 제시해 보겠습니다.
랭키닷컴의 통계에 의한 것입니다만 우리 서프앙께서는 30대~50대가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초, 중, 고교생의 학부모라는 뜻입니다. 자녀의 영어학습을 위해 좋은 정보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서 물어보고 싶으시죠? 그 정도 고생할 각오가 되셨으면 우선 자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한번 혹사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해, 산 넘고 물 건너 산신령에게 달려가는 고생을 해서 ‘영어비법’을 받아와서는 그걸 먹으라고 자녀에게 강요하기 전에 자신부터 한번 먹어보고 효험이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 해 보시란 뜻입니다. 그리고 자녀를 위해 부모로서 이 정도 고생도 감당할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자녀교육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은 코가 꿴 겁니다. 시도해 보시지도 않고 포기하신다면 여러분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말로만 ‘영어공부 열심히 해라~’ 하며 자녀들을 다그치시겠지요.
자, 제가 샘플로 소개하는 문장은 지난 4월 20일자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紙(Philadelphia Inquirer)의 사설(Editorial)이며, 제목은 ‘한국에 보내는 편지(Letter to South Korea)’입니다.
그 내용은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이번 버지니아총기사건에서 한국 사람들이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것에 대하여 그것은 미국의 책임이며 잘 돌보지 못한 미국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 그리고 한국인이 보여준 좋은 본보기에 대하여 감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장도 좋고, 뜻도 좋고,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관한 시사적 의미도 있는 매우 좋은 샘플입니다.
저 영어사설을 무작정 달달 외우시기 바랍니다. 안 보고도 입에서 술술 나오도록..
프린터로 출력하시고 들고 다니면서, 운전하면서, 걸어가면서 외우시기 바랍니다. 대학을 못 다니셨던 분들이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발음? 나빠도 상관없습니다. 미국언론사 취직하실 것도 아닌데요 뭐. 다만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글 번역도 함께 올리니 비교하면서 무슨 뜻인지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모르는 단어는 사전한번 찾아보시면 됩니다. 영어문장을 문법적으로 분석하여 까발리려는 노력은 하지 마십시오. 그런 것은 진짜 할 일 없을 때 하시면 됩니다.
이것 하나 성공하시면, 제가 장담하건대 이후 여러분 자녀의 가장 훌륭한 영어선생님은 바로 여러분이 되실 겁니다. 방법의 핵심을 알면 그것을 응용하는 것은 무궁무진하니까요.
[ Editorial / Philadelphia Inquirer Apr. 20, 2007 ]
A lesson in your apology
Dear South Korea:
Please stop apologizing. It is not your fault.
Don't get us wrong. It is touching and impressive how you, as a nation, seem crestfallen over the trail of death left on an American college campus by an immigrant from your land. You have held candlelight vigils at our embassy and your president has expressed shock - three times, so far.
But, really, the suspect came to America as a child. He was raised here. Maybe we should be apologizing to you for not taking better care of him. Or maybe the ugly twists that the human spirit can take are just unfathomable.
We are dismayed that you worry about a misdirected backlash against your citizens who have emigrated here. Most of us would like to think America is better than that. But we also recall that, after 9/11, some ignorant people attacked Sikh Americans in the preposterous belief that their turbans marked them as members of al-Qaeda.
Obviously we need to work on our behavior and international image.
So we accept your apologies, unnecessary as they are - as lessons in grace and humanity.
The best thing we could do in response is to learn from what your conduct teaches.
Sometimes, we Americans have a hard time owning up to the stupid and shameful things we really have done collectively: holding slaves, profiling minorities on highways, outsourcing torture. Sometimes, as with the Japanese Americans interned during World War II, we get around to saying we're sorry. More often, we don't.
Our political and corporate leaders also tend to make a sorry mess of saying sorry. Frankly, a lot of their regrets are insincere exercises in PR, intended not to heal a bad situation but to get bad news off the talk shows as quickly as possible. Rarely does anyone here resign in shame, unlike in other cultures, including yours.
We're young, still learning.
So, thank you for the fine example you 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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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사 중 번역] 친애하는 한국에게
사과를 멈춰 달라.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은 당신들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잘못 판단하지 않도록 해 달라. 이번 사건 이후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이뤄진 촛불 추모식과 세 번에 걸친 대통령의 충격 표시 등은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용의자는 어렸을 때 미국에 이민 와서 여기에서 키워졌다. 아마도 그를 잘 보살피지 못한 우리가 당신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정신이 추하게 비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인들이 미국의 한국 이민자들이 잘못된 보복 공격을 당할까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에 당황했다. 우리들 대부분은 미국이 그것보다는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9.11 테러 이후 무지한 사람들이 어처구니없게도 터번을 두른 아랍계 이민자들을 알카에다라고 믿고 공격한 일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분명 우리는 우리의 행동과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들의 사과를, 신의 은총과 인간애에 대한 교훈으로 받아들인다. 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당신들의 행동이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 미국인들은 ‘노예 소유’ ‘고속도로에서 소수자 감별’ ‘고문’ 등 우리가 집단적으로 저질러온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들을 털어놓는 데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일본계 미국인들을 억류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그러하지 않다.
우리 정치인들과 경제계 지도자들 또한 진정한 사과 대신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려는 경향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PR에서 그들의 사과는 충실하지 않고, 나쁜 상황을 치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되도록 빨리 나쁜 뉴스로부터 빠져나오려는 의도에서 행해진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문화권과 달리, 미국에서는 부끄러움 때문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는 젊고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그래서 당신들 한국인이 보여준 좋은 본보기에 대해 감사한다.
2. 핵심은 ‘무조건 외우는 것’
위의 영어문장을 외우는 것이 암담해 보이십니까?
우선 한번 읽어보시고, 문법적으로 따져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신다면, 모르는 단어에 대해 사전을 찾고 꼼꼼히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신다면, 그리고 원어민 발음으로 저 문장을 누가 테잎으로 만들어 줘서 반복으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망쳤던 지난 수십 년간의 학습방법을 아주 충실히(?) 학습하신 결과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무시하십시오. 모두 무시하십시오. 걍 무조건 외우십시오. 아~무 이유 없습니다. 국민교육헌장도 외웠는데 저걸 못합니까. 틈만 나면 외우십시오. 반복해서 외우십시오. 일주일만 해 보십시오. 안 외워지나.. 혹시 열심히 일주일 했는데도 안 외워진다면 병원에 한번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농담이구요.^^ 직접 험악한 산을 한번 넘어 보시라는 겁니다. 그 큰 고통도 감수하며 애도 낳았지 않습니까..
발음이 문제라고요? 발음.. 중요하다고들 하죠. 그러나 손바닥만한 대한민국도 팔도로 갈라져서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가 난무하는데 그 광활한 땅 넘의 나라 말 배우면서 꼭 워싱턴 발음으로 하라는 것도 우스운 것 아닙니까? 첨부터 제대로 하면 좋죠. 허나 중요한 것은 영어를 좋아하고 자신감을 얻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것이 되면 이후 문제는 매우 쉽게 풀려나가는 거고 그것이 효과가 높다는 겁니다.
위에 샘플로 드린 문장은 사실 매우 수준이 높은 레벨입니다. 미국 언론사의 사설이니 오죽하겠습니까. 그럼에도 그것을 샘플로 든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어 친근하고, 둘째, 최근의 시사를 다루고 있어 개요가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고, 셋째, 언론의 사설인 만큼 잘 정돈되고 세련된 문장에 논술적 전개가 뛰어나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만하면 잘근잘근 씹어 먹을 가치가 충분한 좋은 문장인 셈이죠.
만약 위의 문장을 한번 완전히 외우셨다면, 님께서는 분명히 매우 커다란 만족감을 얻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또 좋은 문장 어디 없나..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실 겁니다. 또한 내 안에 잠재된 새로운 재능에 대해 스스로 탄복하는 기쁨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뭐 별거 아니네..’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외웠다 싶은 어느 날, 자녀들을 불러놓고 영어사설이 적힌 종이를 건네준 다음, 외워볼테니 한번 체크해 달라고 하면서 줄줄 외워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눈동자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그 순간부터 가족영어학습의 새 역사가 활짝 열리는 겁니다.
3. 아이들한테 어떻게 응용을 할 수 있을까?
위의 영어문장을 아이들더러 외우라고 하지는 마십시오. 완전 질려 버릴 겁니다.^^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교육에 관한 한 부모를 무시합니다. 지들이 배우는 거 엄마 아빠도 왕년에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했다는 걸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부모를 무시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부모님 =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 ‘선생님 =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 이라는 등식이 아이들 사고 속에 고착화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걱정인 것은 ‘학교선생님<학원선생님’이라는 등식도 갖게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만..
아이들 수준에 맞는 좋은 영어문장들은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젤 좋은 것이 ‘영어 교과서’입니다. 지금 배우는 교과서도 좋고, 지난 학년의 영어교과서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한두 번 보다가 처박아 놓은 다른 교재들도 좋습니다. 그 책들을 뒤적여 보면 이 글은 통째로 외웠으면 좋겠다.. 라는 필(Feel)이 팍 꽂히는 글이 반드시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분량도 적고 재미도 있는 그런 주제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을 외우게 하는 겁니다. 자신을 소개하기에 좋은 글, 취미생활에 관한 글, 스포츠에 관한 글, 우리 문화에 관한 글, 명절에 관한 글, 날씨에 관한 글, 여행에 관한 글.. 등등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요령은 가치 있는 글을 가치 있는 분량만큼 추려내어서 외우는 것, 그것인데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늘게 되니 첨부터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특히 자신을 소개하기에 좋은 글은 잘 외우고 난 다음, 나중에 중요한 단어들을 자신의 실제 상황에 맞도록 단어를 바꾸어서 외우는 것입니다. 거기에 취미도 곁들이고, 가족관계도 곁들이고, 사는 도시, 마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등.. 살을 하나씩 붙여나가면 외우기도 쉽고(중요한 핵심은 수도 없이 반복되니까) 입에 딱딱 들어맞아 술술 나와서 좋습니다.
이건 말이죠, 외국인과 처음 딱 맞닥뜨려 만났을 때, 자신을 소개하면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을 때, 적어도 5분 동안 혼자서 영어로 떠들 수 있는 ‘핵심 전략 무기’가 됩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기쁜 일인지. 외국인을 앞에 두고 혼자서 자신에 대해 5분 동안 떠드는 것은 대단한 기쁨이며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리고 얻게 되는 것이 자신감이지요.
그쯤 되면 외국인의 첫 반응은 ‘야, 너 영어 잘한다..’ 라는 말일 겁니다. 잘 못해도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그렇게 말해줍니다. 우리도 그렇잖습니까. 누가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5분을 혼자 떠들면 ‘야, 너 한국말 잘한다. 어디서 배웠니?’라고 묻고 싶지 않겠습니까? 5분을 혼자 외국어로 떠드는 것, 그것이 바로 언어소통의 첫걸음입니다.
처음 5분은 그렇게 때웠다고 치고 그 담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담에는 이실직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인이 ‘야, 너 영어 잘한다’라고 말하면 ‘사실은, 나 이거 외우느라 힘들었거덩, 실은 나 영어 그렇게 잘 못해, 그니깐 될 수 있으면 나한테 천천히 말해주고, 이왕이면 쉬운 단어로 또록또록하게 말해주면 내가 이해하기가 매우 좋을 것 같은데, 그래 줄 수 있겠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쯤 되면 외국인은 뒤로 넘어갑니다. 한바탕 웃고 난 다음 쉬운 표현으로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말해 줄 겁니다. 손짓 발짓까지 곁들여 가면서.. 그러면 대화하기에 매우 편해지죠. 웃고나니 긴장도 풀리고.. 덤으로 멀리서 보는 넘들이 보기엔 매우 대화가 매끄럽고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현장으로 보일 겁니다. 사실이 그렇고요.. ^^
저는 저 방법을 영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을 배울 필요가 있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하였었습니다. 안 쓰다 보니 많이 까먹었지만 말입니다.
좋은 글을 골라서 일주일에 하나씩이라도 외우게 해 보십시오.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단어-구문-문장-글-의미‘의 순서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글-문장-구문-단어‘의 순서로 접근하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태어나서 한글을 깨우치는 과정하고 가장 닮아있는 방법입니다. 어린 애기들이 ’맘마, 빠빠‘하면서 단어부터 깨우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어느 순간 말이 트이는 것을 보면서 느끼셨을 겁니다. 의미를 통째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미국이나 영국에서 태어나지 않는 한, 어린애가 커가는 과정처럼 영어를 학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에 가장 근접하게 학습하는 방법이 바로 ‘맛있는 글들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영어를 배우기 위해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자신 스스로 영어를 찾아다니며 집어삼키고 소화시키도록 만들어 줍니다. 학원비가 절약되는 것은 덤입니다.
중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저는 영어교과서를 통째로 한번 외워보자는 발칙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이후 저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좋은 문장만 보이면 무조건 외우고 싶은 생각을 일으키도록 만든 그 버릇은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되어 회사 간 주고받는 공문 속에서도 좋은 문장을 뽑아서 외우곤 했습니다.
외국 가서 공부한 적도 없고 평생 영어학원 한번 다니지 않았지만, 영어에 관한 한 불편함 없이 살아 왔고, 외국인을 만나도 즐겁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누가 제게 영어를 잘 가르쳐 주어서가 아니라 제가 영어를 즐겁게 주워 먹었던 것에 있었습니다. 물론 영어성적도 늘 최고였죠.^^ 무조건 외워보세요. 아무 이유 없습니다. 무조건 외우게 하세요. 그 안에 왕도(王道)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지나가서 돌아보며 그것이 왕도(王道)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