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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얘기나 꺼내기


BY 지나다 2007-05-19

남편을 만나기 전,난 참 많은 꿈과 추억을 키워가며 살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들이 공부만 하는 중 고등학교도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다할 수 있었고 정말 원하는 만큼 놀았다.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한건 아니고 난 공부도 하면서 내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다.하루 일과가 끝날 때 쯤이면 난 나른하면서도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곤 했다.

대학 가서도 비록 시험 성적 때문에 원하는 과에 갈 수는 없었지만,서클활동이며 종교활동이며 연애며 정말 많은 추억과 꿈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울 남편을 만나면서 내 그런 삶은 막을 내렸다.그전까지 정말 열심히 살았고 정말 재밌게 살아왔었지만,내게도 상처는 있었다.그런 나와 비슷한 상처를 지닌 사람이 나의 남편이었기에 그 부분에 있어선 공감대를 이뤘고 사랑인지 뭔지도 모른 채 뭐에 홀린 듯이 결혼했다.

하지만,이 사람 사는게 너무 여유가 없다.자기 스스로가 자기를 그렇게 만든다.욕심을 부리지 않고 맘편히 살 수 있는데도 너무 욕심을 부리며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물론 이 사람은 자기가 그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고 산다.내가 아무리 말려도 그 사람은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게 당연한거라 생각한다.내가 하는 소리는 그냥 옆집 개가 짖는 소리다.남편을 보면 숨이 막힌다.

그런데,그런 삶을 자꾸 나에게도 강요를 하는거다.난 정말 그렇게 살긴 싫은데.

난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행복이라 생각한다.누군가 보고 저 사람 행복하겠구나 하는 삶이 아니라 내 스스로 정말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그런데 남편은 그게 아니다.남이 부러워할만한 환경과 조건, 소유...그런 것들을 바란다.그래서 내게도 바라고 아이에게도 바란다.

남편의 그런 모습에 자꾸 지친다.서서히 전염이 될 것도 같다.

내 생이 진행이 되면 될수록 남편과 점점 닮아갈 내가 두렵고 싫다.

난 복잡하게 생각하며 살기 싫다.그냥 별거 아니지만 자기 만족하며 심플하게 살고 싶다.내 의지론 어쩔 수 없이  오는 상황이면 모르지만 내 스스로가 올가미를 씌워가며 그렇게 살긴 싫다.

오늘도 전쟁처럼 하루를 살아온 남편의 곯아떨어진 모습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고 가슴 한구석이 턱 막혀버린거 같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