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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와 작은 아들에게 실수한 나.


BY 위대한 유산 2007-06-09

저의 집에 아주 영특한 개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아버님이 아침 운동을 가셨다 따라 오기에 데려 왔다는 그 개는 춤도 잘추고 재롱도 잘
떨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싫어하는 시이모 같은 사람은 발뒷굼치를 물어 버리려는듯
무섭게 따라 가며 짖어 대서 내심 [그놈 참 기특하다!!!] 했던 그런 개였답니다.
순종은 아니고 수컷이었는데, 영특함 때문인지 이집 저집 불려 다니며 종족을 퍼뜨리는
일에도 흔쾌히 봉사하곤 했었는데, 그날도 아마 어느 이웃집에 종쪽을 퍼뜨기리 위해 외출 중이었나 마악 대문을 나서서는 전봇대로 가더니 한 다리를 번쩍 들었는데, 대문앞에 당도한
나와 그만 눈이 딱 마주쳤지요. 그러자 그 개는 다리를 슬그머니 내리고는 집모퉁이를  돌아가 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 나는 봊 말아야 할 것을 본 것, 바로 실수한 것이지요.

작은 아이가 준비물을 가져 오라고 해서 학교에 갔다가 그 아이가 운동장 한 가운데서 벌을 서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거기다 두 주먹을 불끈쥐고 운동장 바닥에 세게 부벼대는 그 모습이 가슴이 훑어내듯 아팠습니다. 아토피 때문에 공부를 못해서 선생들에게 혼이 많이 난다고 들어 왓던 터라 그렇게 아팠던 것입니다. 그래서 절대  못 본척해야지 그리고 나중에도 절데 모르는 척 해야지.하고 다짐했건만. 그 아이가 묻지도 않는 내게 [글쎄, 나보고 키도 작다. 공부도 못한다. 피부(아파토가 심해서)는 또 왜 그러냐? 며 놀리기에 한 대 때렸는데, 그 놈은 공부 잘한다고 한 2분이나 벌 세우고 난 종이 울릴 때까지 운동자에서 벌 세우더라구. 나, 참! 성질나서.] 그러는데, 아까의 그 다짐은 다 잊어 버리고 순간적으로 [야, 걔를 보니까 쬐그맣던데, 어디 때릴 때가 있다구 때렸...]해 버리고 말았지요. 그러자,  그 아이는 화들짝 놀라며[어? 엄마가 봤구나, 그치?]하며 날 마구 다그치는 게 아닙니까?
그에 너무 놀란 나는 [아니이이..... 그냥 그러지 않을까 하구......] 어쩌구 하며 나의 어이없는 실수의 결과를 수습하려고 진땀을 뺀 적이 있었습니다.

무얼 그걸 가지구 하실지 모르겠으나, 그 아인 한창 사춘기였구 A형에다가 공부는 거의 꼴
찌에 할머니의 극성으로 다니던 과외선생한테 맨날 뺨따귀를 몇 대씩 맞는다며 <공부 못한다고 자신을 무시하는 인간들 다 죽여 버리구 자기도 죽어버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때였기에정말 진땀을 뺐던 것이지요. 그때 전 분명히 실수한 것입니다.

실수는 그렇게 우리에게 웃음을 줍니다.
실수는 두려움을 없애 줍니다.
실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니 사람과 동물 사이에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의 실수는 그리 나쁜 종류로 구분되어선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