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쏟는 거리에선 잊자!
이 노래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지요?
네에, 젊은 태양이란 심수봉씨의 노래를 패러디한 구절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그것을 인용, <통하였느냐> 10편을 시작하려 하는데, 그 <젊은 태양>에선
찬란하게 빛나는 격려와 축복까지 느낄 수 있어 오래 전부터 즐겨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런데, [축복] 얘기를 하다 보니, 바로 잊는다는 그 자체가 축복이란 사실까지 생각을 이어
갔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은 글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확인하려 합니다.
Blessed are the forgetful, for they get the better even of their blundens(쉽게 잊는다
는 것은 축복이다.실수조차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것은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나오는 대사중 하나다. 이 영화에는 <라쿠나>라는 회사가 등장하는데, 그곳에는 항상 무언가
를 잊고 싶어하는 이들 때문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바로 이처럼 우리 모두는 잊
고 싶은 욕구가 강하는다는 걸 그 영화는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중요한 건 위의 영화제목에서도 [선샤인]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다는 것. 햇빛이 빛난다는.
그것이 바로 축복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아 메모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오늘 제가 여러분
께 말하고 싶은 건 어둡고 칙칙한 괴로운 기억을 다 잊고 빛나고 선명한 즐거운 추억만을 내
것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오래 된 것은 선명하게 기억하지만, 그래서 시험을 치거나 글을 쓰거나 수다를 떨때는
도움도 받곤 합니다.그러나, 금방 내가 했거나 놔 뒀거나 보고 들은 일 등은 고등학교 때부터
깜빡깜빡 잊어 버려서 제겐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지요. 택시에 두고 내렸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잊을 껀 잊고 잊지 말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 누구나 다 아는 분명한 사실
이지만, 괴롭거나 고통스러운 기억은 하루라도, 한 시라도 빨리 잊는 것도 햇빛 쏟아지는 거
리에 나서 세상사람들과 당당하게 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나쁜 기억 잊어버리는 방법 중 하나 공개>
나쁜 일 다음에는 좋은 일이 연이어 올 차례라는 확신을 가지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잊어 가
는데, 병원에 가서 중환자 가족들의 고통도 보고 장례식장에서의 허망함도 보다가 잠깐.
저스트하고 음악을 들으러 미술 전람을 보러 연극과 뮤지컬을 느끼러 갔다가 차 한 잔 할 때.
그 다행함과 행복함을 소중히 간직하다 보면 어지간한 고통은 잊어지더군요.
저의 경우는 아무리 괴로운 일도 3일 이상은 기억하지 못하는 기능을 하나 더 가지고 있어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이제와서 그러한 기능을 향상시켜 주신 아버지께 깊이 감사하고자 합니다.
훈계는 재담으로 해 주셨고, 학교에서 부모님 모셔 오라면 두 말없이 가 주셨고, 엘비스플레
스리가 출연하는 <멋대로 놀아라>와 < 마음의 행로> 같은 영화를 함께 보러 다녀 주셨고.
대학교 때의 장학금으로 백과사전도 타이프라이터도 사 주셨고, 종로 3가 양장점에서 70 년
대 초에 초미니 원피스도 맞춰 주셨던 그분.
무엇보다 대학교 진학과 결혼 당시 저를 어른 대우해 주고 밀어 주신 그 아버지께선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식사를 하시며 돌아가실 때까지 약 한 톨 먹지 않으시다 81세 밤에
주무시다 돌아가셨지요. 타의모범이 되신 낙천적인 흔적을 아주 많이 남기고 말이죠.
사실, 그 분은 저의 새아버지였지만요.
그 아버지께서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 저희집에 들어오셨는데, 처음 몇 년간은 챙피하기도
해서 피했지만, 중학교 시절부터는 절 적극 지지, 지원 내지 후원해 주시는 아버지라는 걸
알고는 생각이 달라졌지요. 젓가락질 잘 못한다고 흉보는 외삼촌에게 <그러려면 자네. 우리
집에 오지 말게.>하셨고, 존댓말을 잘 못해 한 학년 위의 선배들에게 혼이 나던 농구부 탈퇴
를 담임을 통해 결행해 주셨던 그분을 보고 나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 분을 챙피하게 생각했던, 그분께 상처를 주었던 안 좋은 기억들은 몽땅
잊어 버리고 영하 16도가 되는 날에도 함께 영화구경을 간다,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 책을
사거나 읽으러 간다. 즐거웁게 돌아쳤지요. 그분과 함께.
우리 어머니 밀씀처럼 <미친 놈의 부녀지간>이 되여 아주아주 즐거웁게 돌아쳤었지요.
그리고 계속 즐거웠던 제 기억들이 나쁜 기억은 하루빨리, 하루 속히 잊고 좋은 추억들은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 주었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감히 한마디.
우리의 가족들과 친구들과 이웃들과 되도록이면 즐거운 기억만을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특히 가족들과는 더더욱 즐거운 기억만을... 공유하시라고 하면서 이렇게 감히 한 마디 하는
저부터 오늘 이 순간부터 더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하려 합니다.
제 글. 읽어 주시는 모든 분께
잊어버리고픈 기억은 잊어 버리는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햇빛 쏟아지는 날. 2007년
6월 10일(태양의 날)에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