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 만에 마주 본 당신 얼굴
야윈 몸에 지친 듯한 모습에
아직 그래도 눈빛만 살아있는 ...
마누라 암검진 받는 날
종일 챙기며 치다꺼리하고다니는
여전한 그 모습에
밉지만 가슴 아픈 건 그간의 정일까...
처음부터 말았어야 했어...
싫은 사람과
일생을 살아간다는 게 정말 아닌 것을...
모두들 그랬지...
남자가 좋아해서 하는 결혼을 하라고.
그래야 여자가 행복하다고...
이제
삼십 년 가까이 살고 보니
그게 아니란 걸 말해주고 싶다...
내가 좋아서 죽고 못 살아 시작한 결혼이라면
이 상황에서 당신을 감싸 안을 수 있을까...
조금은...
더 인내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렇게 온 식구 거지꼴로 만들어 버린
당신의 안일함과 무책임함이 용서가 안되...
하지만...
내 아이들은 어찌 그리도 이쁜지...
그 애들 때문에 내가 이혼을 결심하지 못한다는 걸
너도 잘 알거야.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잘 산다는 당신 형제들...
참 정 떨어진다.
별거 생활이 이젠 참 익숙해지네.
혼자란 게 넘 편하고...
아들 전셋방 얻어줘야 하는데
잘난 애비가 신불자 만들어 놓은 관계로
대출도 어려우니 어쩌면 좋냐...
관리비 안 내면
내일 단전단수한단다...
내일이 내 생일이란 걸 알고나 있니???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상황이 좋아질까...
난 스러져가고 있는데...
비나 왕창 쏟아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