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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쑥 뜯었더니 행복이 커졌네요


BY 위대한 유산 2007-07-15

오늘 바람이 많이 부는군요.
태풍이 북상 중이라네요.

그냥 누워서 TV나 볼까 하다가 며칠 벼르던 쑥을 뜯으러 나갔답니다.
쑥을 말려서 비빈 것을 저녁이나 밤에 태우면 모기도 덜 달려 들고,
머리도 맑아져 요즘 그 재미가 쏠쏠하여 뜯으러 간 것이지요.

그런데, 3층 건물에서 느끼던 바람의 세기보다 밖으로 나오니 약하게
느껴져 잘 나왔다 싶었는데, 선그라스를 썼더니 눈도 편안했어요.
거기다 내가 쑥을 뜯으러 간, 작은 공원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선지
쑥이 연한 것 억세진 것 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였답니다.

움츠리고 집에 있었으면 머리가 무겁다, 소화가 안된다 했을텐데 집
근처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운동도 한 다음 쑥도 잔뜩 뜯을 수
있어 신이 나기까지 했지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 와서는 연한 쑥은 소금물에 데쳐 놓았는데, 그것
은 쑥개떡용이 될 것이고 억센 쑥은 신문지 위에 널었는데, 며칠을 말린 후, 아들내미 베개에 놓어 주고 남은 것은 모기향으로 쓰려 합니다.

그렇게 1시간 30분을 돌아 쳤더니 배가 고파져 치즈 1장 + 햄 1장 + 사과 1장을 호밀 식빵 1장 위에 얹어 냉커피와 함께 먹으며 이 글을 올립
니다. 잠시 잠깐. 행복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바람이 거세진다고 집에만 있었으면 못 느꼈을 상쾌함과 원하는 만큼의 쑥을 뜯어 온 뿌듯함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