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위 짠순이입니다.15년 정도 전의 일이긴 하지만,제가 지방에서 올라와 단칸 전세방에서 자취를 하는데 오죽하면 서울 한달 생활비(공과금,일반 생활비,용돈등등을 포함)를 20만원으로 끝냈겠습니까.
그런데 저혼자 짠다고 돈 모으는건 아닌가 봅니다.미혼때는 오빠하고 남동생이 사고쳐서 부모 모르게 그 뒷치닥거리 하느라 모은 돈 다 나갔는데,결혼을 하고 나니 남편이 쇼퍼홀릭이더이다.말하자면 쇼핑중독이죠.필요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사들입니다.있는 것도 조금만 뭐가 다르다 싶으면 사고 또 사고.
그런 사람이 회사 일로 개인돈 쓴거를 받아와야 하는데 그것도 못 받아옵니다.자기 말로는 일이 바빠서 기간을 넘기다보니 못 받아온거라고 하는데 자기가 쓰고 그런 말 하는지 모르죠.
월급을 얼마 타오는지 명세서도 안 주고 통장도 안 줍니다.이것 가지고 엄청 싸웠는데,갖다주면 될거 아냐(어디다 놨는지 모른답니다.찾아서 준다고...남편이 물건을 쓰고 아무데다 놓는 편이라 뭘 잘 못 찾긴 합니다.그래서 다시 만들어오라하면 시간없어 못 간다 하고요),하고 소리지르고 집어던지고...하지만 그러고 맙니다.몇번을 얘기해도 안 가지고 와서 얘기하면 드럽게 잔소리한다고 소리를 질러댑니다.저 남편 월급이 정확히 얼마인지도 모릅니다.그냥 생활비만 타 씁니다.자기 말로는 적금이며 보험이며 들었다고 하는데 저한테 통장이며 보험증을 보여준 적도 없습니다.보여달라해도 나중에 찾으면 보여주겠다 하고 끝입니다.그런 일들이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런 사람이 자기 부모 형제한테는 돈 많이 버는 것처럼 뻥뻥거리고 소리치고 뭐도 잘 해다줍니다.그래서 시댁식구들은 저희 남편이 돈 엄청 많이 버는 줄 압니다.제가 시댁식구 앞에서 쪼달린다고 죽는 소리하면 내가 일년에 얼마를 버는데 그것 가지고 살림을 못 하냐고 오히려 구박입니다.저만 완전 헤픈 여자 되고 말지요.
하긴 일반회사원보다는 많이 법니다.대기업에 다니거든요.그럼 뭐 합니까.자기가 벌어온 것에 반도 넘게 자기가 쓰고,나머지 반도 안되는거 가지고 저축하고 생활비 합니다.
꼴에 강남은 좋아해서 어거지로 우겨서 강남 이사해서 2년마다 이사다니게 만들고(아직 전세입니다,그렇게 쓰니 돈이 모아지겠어요?)...제가 돈 없어 고기도 못 사먹겠다 하면 사먹지 왜 궁상떨며 그런 소리하냐고 합니다.정말 돈이 없어서 못 사먹는데요.
자기는 그렇게 살면서 집안 살림 하는데 뭐가 좀 더럽다던가 하면 닦으라고 하고 자기 옷은 모두 손빨래 하라 이건 이렇게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잔소리도 많습니다.
아이를 혼내거나 하면 애한테 스트레스 준다고 저한테 오히려 뭐라해서 제가 아이들한테 말빨이 안 먹힙니다.
정말 이 인간 싫습니다.자다가 새벽에 깨어났는데 옆에서 세상 떠나가도 모르게 자고 있는 이 인간을 보니 열이 바짝 오르고 잠이 다시 안 옵니다.
그래도 이 인간 애들은 좋아하고 잘 데리고 놀고 집에는 꼬박꼬박 잘 들어오는건 기특합니다.
애들은 아빠가 무조건 자기들 편이니까 너무나 좋아라 합니다.어쩔 때 제가 아이들 대하는데 자제심을 잃어버릴 때 애 아빠가 완충역할을 하기도 해서 좋긴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인간하고 헤어지지 못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아빠랑 떨어지면 애들 충격이 너무 클 것 같고,그렇다고 아빠랑만 살면 완전 생활 엉망될거 같고...
암튼 이 인간 때문에 저 사는게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