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만에 어렵사리 내집을 마련했다. 물론 일부는 은행대출이 있지만, 서울땅에 우리 네식구 맘편히 발뻗고 누울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지만, 두어달 후 이사할 우리는 내집샀다고 자랑스레(?) 얘기할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
결혼전, 정말 지지리도 없는집 아들인 동갑내기 울신랑을 만날때 친정집에서는 반대했다. 친정집은 먹고사는데는 지장없을 정도의 평범한집, 시댁은 먹고죽을래두 십원한장 없는 정말 찢어지게 없는집.. 딸가진 부모가 선뜻 결혼을 허락할리 없었겠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우리는 친정집 도움으로 4500만원짜리 전셋집을 얻어 신접살림을 차렸다. 최대한 살림살이도 아끼고 모으고.. 애 둘을 낳고 그렇게 살았다.
시댁에선, 물론 결혼할때부터 십원한푼 보태주지 못했고, 친정옆에서 이것저것 얻어먹으며 남편의 박봉을 모아모아 작년에 전세끼고 아파트를 장만했다.
아직 우리가 아파트를 장만한줄은 아무도 모른다.
쥐뿔도 없으면서 폼생폼사하는 시부모.. 아직도 전셋집을 전전하는 형님네.. 이혼한 큰 시누이.. 백수남편에 맨날 사네마네 하는 작은시누.. 서른넘어 5~6년째 백수생활하는 시동생..
아마도 우리가 집장만 한줄 알면, 돈좀 있는줄 알고 모여들게 뻔하다. 특히 시아버지.. 자기 아들만 고생해서 집장만 했는줄 알고 당장 짐싸들고 같이살자고 덤빌게 틀림없고.. 집사는데 빚을 졌건 말건 그런건 상관도 안할 양반이고..
워낙에 본인들이 해준게 없으니 지금은 아무말 안하고 계시지만, 아마도 아들네가 집장만 해놓은줄 알면, 그걸 빌미로 돈을 해내라.. 마라 할테지..
집은 물론 내 명의로 구입했다. 남편도 물론 동의했고.. 자기식구들이지만, 워낙에 습성들을 잘 알고 있으니 두말없이 무조건 집안살림은 내 소관이다.
아.. 이제 곧 이사간다.. 꿈에 그리던 우리집으로..
없는 살림이지만, 이것저것 내 맘에 들게 꾸며도 보고 손도봐서 알콩달콩 살고싶다..
그러나 시댁식구들만 생각하면 짜증과 함께 골치가 아파온다.
아마도 방 세개 아파트로 간다하면,(전셋집으로 간다고 할거다.) 백수 시동생을 맡으라 할지도 모르겠다.. 최악의 상황이다. 물론 절대로 안된다고 할거지만, 설왕설래 하기도 싫고..
나를 나쁜 며느리라 욕해도 할수 없다.
누구는, 지들만 잘먹고 잘살려고 능력없는 부모를 나몰라라 한다지만, 진흙탕에 같이 발담그고 다같이 오물 뒤집어 쓰자고 덤비는거 정말 싫다..
며느리는 무슨 죄졌냐.. 친정부모는 무슨죄로 죽어라 딸 낳아서 키워서 결혼해서까지 뒷바라지하는데, 아들가진 부모는 무슨 벼슬이라고 아들만 덜렁 낳아놓구 뒷바라지 제대로 못해도(우리신랑 대학까지 자기손으로 마쳤음.. ) 아들부모라고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사고방식..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