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충분히 힘들거든.제발 너의 잘못을 나한테 뒤집어 씌우지 말아줘.남편인 네가 내게 힘이 안 되어도 좋아.제발 나 좀 힘들게 하지마.
네가 아무리 냉혈인간이라도 알거야.내가 얼마나 힘들었고 지금도 힘든지.부모때문에 형제 때문에 힘들었고 또 지금도 힘들고,시댁 식구 때문에 자식 때문에 죽고 싶었고 결정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그 모든 것의 중심에 너 남편이란 작자가 있었다.너때문에 나는 사는게 희망이 없고 너무나 절망적이다.
내 생에도 희망이란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나는 최선을 다해왔는데 돌아오는건 절망뿐...이젠 그냥 아무렇게나 살고 싶다.내가 아무리 용써도 너에겐 항상 못 마땅한 나니까.정말 애들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죽고 싶다.힘들게 삶을 이어가는 아이에게 내가 없으면 모든게 끝이니 그리고 숨이 붙어 있으니 산다.
그렇다고 네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마음대로 빌지도 못 한다.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날 괴롭히는 너지만 또 다른 것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기도 하니까.
다만 10년전에 결혼할 맘이 없는 너를 부모님까지 설득해가며 힘들게 결혼했는지...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까마득하고 그 세월 동안 내가 미쳤지 싶다.애도 3년동안이나 안 생겼는데,그때도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왜 이혼할 생각을 못 했는지...사실 거기에도 이런저런 얽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있긴 했지만,애라도 없을 때 이혼했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죽음을 떠올리며 살지는 않을텐데...
너 때문에 잃어버린 예전의 착하고 고운 모습의 내가 보고 싶다.날 괴롭힌 너는 오늘도 사고 싶은거 사고, 먹고 싶은거 먹고, 하고 싶은 말 다 내뱉고, 하고 싶은 재밌는 일 다 하고 다니는데,그렇게 멀쩡히 잘 살고 있는데,날 괴롭힌 시댁 사람들도 너무나 잘 살고 있는데(가끔 일 축에도 끼지 않는 사건 가지고 오두방정을 떨긴 하지만) 너한테 시댁한테 당하고 사는 나는 친정에도 힘든 일이 자꾸 일어나고...왜 죽음외에는 아무 희망적인 단어도 떠올릴 수 없는지...참 세상 불공평하다.
나 인간으로 살고 싶다.로보트처럼 너의 모든 명령에 움직이고 그렇게 최선을 다해 움직여도 맘에 안 든다고 걷어차이기 싫다.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