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남녀의 성차가 적은 스포츠핵심문장 :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에 소모할 수 있는 지방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 지구력에서 남성보다 유리합니다.마라톤 세계 최고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는 케냐의 폴 터갓(38)입니다. 봉달이의 한국기록(2시간7분20초)보다 145초 빠릅니다. 거리로는 약 760m 차이. 터갓은 200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100m를 평균 17.76초(시속 20.267㎞)꼴로 달렸습니다. 봉달이의 100m 평균속도는 18.10초(시속 19.872km). 터갓의 기록은 1936년 고 손기정 선생의 베를린올림픽 우승 기록 2시간29분19초(100m 평균 21.23초)보다 무려 24분47초나 빠릅니다. 만약 터갓의 스피드로 따진다면 터갓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 손 선생은 33.8㎞ 지점을 달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손 선생의 기록은 영국의 파울라 래드클리프가 2003년 4월13일 런던마라톤에서 세운 여자 세계최고기록 2시간15분25초보다도 13분54초 늦습니다. 래드클리프는 100m를 평균 19.25초에 달리지만 손 선생은 21.23초에 달린 셈입니다.인생은 마라톤입니다. 터갓의 빠르기로 1년 365일을 계산해보면 한 달은 약 10분24.58초, 하루는 약 20.53초 밖에 안 됩니다. 한국남자 평균수명은 73.9세(2005년 현재). 터갓 빠르기로 한국남자들의 인생마라톤을 따져보면 1분41.42083초가 지날 때마다 나이 한 살씩 더 먹는 셈입니다. 2007년 1월 현재 마스터스 세계 최고기록은 200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멕시코의 안드레스 에스피노자(43)가 세운 2시간8분46초입니다. 세계최초 마라톤 공식기록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그리스의 드미트리 오스 델리기아니스가 세운 3시간3분5초. 이후 29년 만인 1925년 미국의 앨버트 미첼슨이 2시간29분2초의 기록으로 2시간30분대 벽을 처음으로 깼습니다(올림픽에선 손기정 선생이 처음 깸). 2시간20분벽은 1953년 영국의 제임스 피터스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그는 2시간19분41초의 기록으로 2시간10분대에 진입하더니 그 다음해엔 2시간17분4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었습니다, 자신의 기록을 2분1초나 앞당긴 것입니다.역대 세계최고기록 보유자중엔 한국인도 2명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스승인 손기정과 그의 제자 서윤복이 그 주인공입니다. 손기정은 1935년 도쿄에서 2시간26분42초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12년 뒤인 1947년 서윤복이 보스턴대회에서 2시간25분39초의 최고기록으로 우승함으로써 깨졌습니다. 서윤복의 기록은 1952년 영국 제임스 피터스(2시간20분43초)에 의해 깨졌지요. 결국 17년 동안 한국마라톤은 세계 정상에 우뚝 서 있었던 셈입니다.2시간10분벽이 깨진 것은 1967년. 호주의 데렉 클레이톤이 2시간9분37초의 기록으로 본격적인 스피드 경쟁에 불을 지폈고, 그 후 36년만인 2003년 폴 터갓이 마침내 2시간4분대에 진입했습니다.마라톤에서 인간한계 기록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요? 구 소련과학자들은 1시간50분대까지도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최근 네덜란드 틸버그대학의 존 아인말 교수는 “남자는 지금보다 49초, 여자는 8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남자는 2시간4분6초, 여자는 2시간6분35초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길게 보면 마라톤이지만 하루하루는 마치 ‘100m 달리기경주’처럼 빠르게 흘러갑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이는 자메이카의 아사파 포웰(25). 그는 100m를 9초77에 달립니다. 1년 열 두 달을 포웰의 빠르기로 계산한다면 한 달은 0.81417초에 불과합니다. 하루는 0.0267671초. 정말 인생은 마라톤이자, 단거리 달리기 경주이기도 합니다. 눈 깜빡할 새입니다.최근 여자마라톤 세계기록단축 추세는 정말 경이롭습니다. 5년 새 무려 5분22초나 단축됐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남자 기록에 7~8분(현재 10분30초 차) 이내로 접근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과학자들은 마라톤 같은 지구력 경기에서는 적어도 2035년이면 여성들이 남성들을 앞지를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흔히 단거리 등 빠르게 이동하는 운동이나 높이뛰기 등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은 남녀의 성차(性差)가 뚜렷합니다. 역삼각형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는 남성들은 무게중심이 가슴 쪽에 있고 정삼각형 신체구조의 여성들은 무게중심이 엉덩이 쪽에 있기 때문에 스피드나 순발력에서 남자가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마라톤은 남녀의 성차가 가장 적은 스포츠중의 하나입니다. 오히려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에 소모할 수 있는 지방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 지구력에서 남성보다 유리합니다. 또한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경쟁심이 높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의 적절 안배가 생명인 마라톤에서는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입니다.여성들은 자신들의 편안한 페이스를 찾아 이를 꾸준히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적습니다. 여성이 사막 달리기와 같은 극한 스포츠에서 남성보다 더 강한 이유입니다.요즘 마라톤 훈련은 현대 스포츠과학의 집대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지훈련, 식이요법, 웨이트트레이닝, 수중 달리기, 시뮬레이션 훈련 등 모든 게 동원됩니다. 게다가 갈수록 평탄하고 쉬운 코스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에 1m73의 키에 몸무게 54kg의 래드클리프처럼 여자 마라토너의 신체구조도 점점 남성과 비슷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성도 이제 남성 못지않은 스피드를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여자마라톤이 올림픽에 정식 채택된 것은 1984년 LA올림픽에서부터입니다. 그 전까진 “여성들은 몸이 약해 마라톤을 뛸 수 없다”며 아예 참가조차 못하게 했었습니다. 1897년 창설된 세계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서 조차 여자선수를 받아들인 것은 1972년이었고 1973년 10월28일 독일 발트니엘에서 비로소 사상 첫 여자마라톤대회가 열렸습니다. LA올림픽 당시 우승 기록은 조안 베노이트(국)의 2시간24분52초로 당시 남자 세계최고기록 스티븐 존스(영국)의 2시간8분5초와 16분47초차가 났습니다. 그것이 19년 만에 10분대로 좁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손기정 선생의 마라톤 능력은 요즘 여자마라토너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보다 못한 걸까요? 아닙니다. 1936년 당시 손 선생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2시간58분50초)이래 처음으로 2시간30분 벽을 깬 올림픽 최고기록으로 대단한 찬사를 받았습니다. 더구나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당시 코스는 오늘날의 42.195㎞보다 약 2㎞가 짧았습니다.2003년 9월28일 세계최고 기록이 나온 베를린마라톤 코스는 런던, 시카고와 함께 `세계 3대 세계기록 산실'로 불려 지는 곳입니다. 모두 표고 차 20m이하의 평탄하고 굴곡이 적은 쉬운 코스입니다. 베를린 시내를 돌아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들어오는 베를린 순환코스에서는 최근 5년 간 브라질의 호나우두 다 코스타(2시간6분5초, 98년 당시 세계최고기록)와 일본 다카하시 나오코(2시간19분46초, 2001년 당시 여자 세계최고기록) 등 4개의 남녀 세계최고기록이 양산됐습니다. 더구나 2003년 베를린마라톤 당일 출발 기온은 섭씨 12도의 흐린 날씨로 마라톤레이스엔 안성맞춤이었습니다.그러나 1897년에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이나 1896년 1회 대회에 이어 2004년 다시 레이스가 펼쳐졌던 아테네올림픽 코스는 ‘죽음의 코스’로 불립니다. 32㎞ 이후에 이어지는 ‘하트 브레이크 힐’로 유명한 보스턴 코스나 출6.5㎞지점부터 32㎞지점(표고 차 250m)까지 오르막이 계속되는 아테네 코스는 세계기록과 탄생과는 거리가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