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결혼이주여성교육단
≫ "가만히 앉아 있으면 병이 난다"
노화자씨(左)가 베트남에서 시집온 윙트 이팅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노씨는 "딸이고 내 며느리라는 마음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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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이고 우리 며느리라고 생각하면서 알뜰하게 가르치고 보살펴 줍니다. 그런마음이 안 생기면 못 합니다." 경주 시니어클럽 부설 '결혼이주여성교육단' 의 한글반 수석교사 노화자(69)씨의 말이다. 그는 매주 금요일 베트남 신부 윙트 이팅(24)의 보호자 겸 선생님, 운전기사, 애 봐주는 할머니 노릇을 한다. 윙트는2년 전 경주 총각에게 시집왔다.
경주 시니어클럽의 이주여성 교육은 할머니 교사와 외국인 며느리가 1대1로 짝을 지어 한나절을 보내며 모든 수업을 진행한다. 19일에는 한글교실과 요리교실이 열렸다. 이날 한글시간의 주제는 '토실토실 알밤'.
외국인 며느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한국요리 교실이다. 이날 요리는 오이소박이와 나박김치 담그기였다. 간단한 설명에 이어 이웃 요리학원으로 자리를 옮겨실기에 들어간다. 젖먹이를 데리고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을 위해 선생님들이 교대로 아기를 돌본다. 노씨는 윙트의 시집이 경주시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수업이 끝나면 자신의 승용차에 윙트를 태우고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그래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 6개월 전만 해도 .선생님 밥 먹었어?" 하던 윙트가 요즘엔 "밥 잡수셨습니까?"로 바뀌었다. 노화자씨는 하는 일이 많다. 스스로 잠시도 쉬는 시간이 없도록 일정을 잡기 때문이다. 새마을부녀회장, 세계여성 봉사단체인 국제 소롭티미스트(Soroptimist)경주지부장을 했고 지금은 불법 쓰레기투기 등을 감시하는 환경연합 여성체험단 회장 직을 맡으면서 경주 척추장애인협회 후원회 일을 보고 있다. 신라문화유산 해설
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병이 나요." 노씨의말이다.
경주에는 9월 말 현재 국제이주여성이 모두 398명이다. 경주 시니어클럽 산하의 결혼 이주여성 프로그램에는 할머니 교사가 20명이나 된다. 경주 시니어클럽은 이할머니들을 도움을 받아 3년간 120명의 외국인 며느리들에게 한국 문화와 예절등을 가르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재봉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