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회사가 거의 부도 직전에 있습니다.
남편이 회사를 차리고 자리를 잡기전에 잠시 직장을 다니고 그 일을 제가 대신 했어요.
처음으로 하는 일이라 남편한테 자존심 상해가며 일을 배웠습니다.
컴퓨터에 능한 편이 아니라 컴맹 수준이여서 남편이 하는 말 다 메모하고 듣고
머리 나쁘다 소리 무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한 3년쯤 하니까 어느덧 제가 사람을 고용하게 됐어요.
저 혼자 집안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라, 일 하라, 정신이 없었어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부터 시작해서 새벽 2,3시까지 했어요.
덕분에 컴퓨터 실력이 많이 좋아졌답니다.
사람들 상대하는 것이 힘도 들긴 했지만, 통장에 들어오는 돈 때문에 행복했었구요,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저 들어오면 남편이 시작할 때 땡겨쓴 돈 갚고, 또 카드 돌리고, 갚고 그렇게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더럽다고 다니던 회사를 때려쳤어요.
남편이 번 돈은 300만원쯤 돼는데, 세금떼고, 남편 술값이 한달에 백만원이상이 나왔거든요.
그래도 안 버느니만 못해서 그냥 뒀어요. 물론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요.
어느덧 저는 지쳐갔습니다.
내집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그렇게 내려 앉았어요.
벌었는데, 무지 벌었는데,
날 위해 쓴 것도, 아이들을 위해 쓴 것도 없는데,
돈은 어디로 갔는지 빗만 늘더라고요.
남편은 회사를 몇번 옮겨다녔고, 그때마다 6,7개월은 그냥 집에서 놀더라고요.
낮 12시쯤 일어나 텔레비 보고, 뒹글 뒹글 하다가 새벽 4,5시에 잠이들거나, 아니면 다 늦은 저녁에 술 먹으러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왔어요.
반찬이 없으면 밥을 국에 말아 버리고 맛없는 반찬 국에 다 같이 말아 버리고 안 먹습니다.
저만 그렇게 먹는 것이 아니라, 나랑 아이들도 밥에 국에 김치에 그렇게 먹는데,
그냥 처다만 봤어요.
대화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렇게 3년을 보내더니 어느날
제가 하는일에 참견하기 시작했어요.
이유인 즉슨
볼 텔레비젼의 내용이 없다는 거에요.
3년간 위성을 봤으니, 매번 하는 것 또 하고 그랬나봐요, 전 텔레비를 잘 안 보는 편이에요.
어느날인가
자기회사 제가 다 망쳤다고
너 만나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대요.
그리고 자기가 알아서 한다면서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열심히 묻더라고요.
"그래, 네 일이니 니가 알아서 해라" 그러고 줬어요.
하는 것 마다 다 시비에요.
자기가 만들어 놓은 회사 다 망쳤다고
한달에 30십만원도 못 버는 것을 500만원까지 불려놨어요.
그 모든 것이 다 자기가 잘나서 그런거래요.
처음 일이 바뀌면서 절 찾아오는 손님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것이 기분 나빳나봐요.
여자가 오지랍만 넓어가지고 이리저리 헤죽헤죽 거린다나요.
저보고 시키는 일이라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더럽고 치사해서 나 안한다고 완전히 손 떼 버렸어요.
그리고 2년이 흘렀어요.
한 7개월 8개월전부터 생활비가 입금이 안돼는거에요.
카드로 돌려 막다가 더이상 막을 수 없는 곳까지 왔어요.
제 카드 막힌지 한참 됐어요.
풀 길이 없어요.
일을 알아 보려고 하는데, 일자리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속상해요. 이혼도 할 수 없어요.
요즘 집집마다 들여다 보면 자식 한명은 이혼해서 있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고요.
저희 부모님 그것이 자랑이에요.
찌그럭 째그럭해도 이혼 안하고 자기 새끼 잘 돌보며 오손도손 산다는 것을 낙으로 살아가는데 거기에다가 "저 이혼해요." 그말 죽어도 안나오더라고요.
수첩에 이혼서류랑 다 들어있어요. 이거 가지고 다닌지 벌써 5년이 넘었어요.
이혼은 할 수 없고, 일자리도 찾을 수 없고, 그 남자랑 산다는 것이 힘이들고,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