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국방장관 회담이 핵심의제였던
공동어로수역 설치에는 합의하지 못했고
우리가 기대했던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문제는 언급조차 못했지만
군사공동위원회 가동과 차기 회담 개최 등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물론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7년 만에 재개된 그것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측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머리를 맞댄 회담이었기에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컸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북한 측은 지금까지 남한 측과의 군사회담을 신뢰관계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군사협의기구로 보기 보다는 대남 평화공세, 경제실리 확보,
남측 군사대비태세 약화 등을 꾀하는 수단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북핵문제이다. 북한 측도 이번에 회담을 시작하면서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회담'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자면 남북간의 군사적 신뢰구축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군사적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에서 합의된 핵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핵문제는 핵 불능화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를 완전 폐기해야만 한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우리는 핵 폐기 없이는
평화도 없고 통일도 없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분명히 주지시키고
이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