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꺼져가는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진원지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지난 13일 저녁 검찰규탄 집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모든 걸 양보하겠다. 대통령후보 자리가 아니라 어떤 것도 내놓을 수 있다"며 촉구했다.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공동정부론을 제안하던 지난 12일과는 수위와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아예 대선후보직까지 걸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단일화 승부수를 띄운 형국이다.
정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새벽 정 후보와 문 후보간의 3시간20분 독대→13일 오전 신당 선대위의 문 후보 공개비판→13일 저녁 정 후보의 "모든걸 양보" 발언 등 일련의 흐름은 결국 문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려는 포석으로 보여진다. 정 후보는 `
삼고초려'식 읍소에 나서고, 정 후보 주변은 `문국현 때리기'를 시도하는 강.온 양면작전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측은 "가능성 제로"라고 일축하며 오히려 정동영 후보의 `드롭'을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자기는 최선을 다했다는 흔적을 남기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며 "자신의 선거운동에 매진해야지 왜 `단일화 스토킹'을 하느냐"고 지적하고 "정후보 주변에서 `16일 드롭설'을 퍼뜨리는데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고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정후보가 백의종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정동영이 드롭하면 정동영이 산다. 하지만 우리가 드롭하면 우리도 죽고 저쪽도 별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단일화협상 실패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흐름도 문 후보의 `완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 후보의 발언은 그야말로 `립서비스'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미
부재자투표까지 끝난 판국이어서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어려울 뿐더러 단일화를 해도 효과가 크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일부에서는 정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범여권의 `구심점'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양측의 정치적 이해를 감안할 때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로서는 수도권 30∼40대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문 후보와의 연대가 절실하다. 물론
이명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큰 터라 단일화를 해도 역전을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대선 이후의 정국상황을 고려하면 최대한 격차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20%냐, 30%냐가 향후 정치지형에서 방향타가 될 것"라며 "지지율이 낮으면 정 후보가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리지만 30%대 이상을 득표하면 범여권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로서는 대선 못지 않게 독자 정치세력을 형성해 총선을 치르는게 중요한 과제다. 실탄(자금)만 소비한 채 대선에서 의미있는 지지율 획득에 실패할 경우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정권을 넘겨주면 문 후보로서는 총선정국에서 설 땅이 없을 것"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여 사퇴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 입장과 상관 없이 정 후보 캠프 주변에서는 문 후보가 경제분야 TV토론이 예정된 16일 `결단'을 내릴 것이란 설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는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서로간에 실익이 분명치 않은데다 총선을 겨냥한 이해도 엇갈려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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