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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때문에 잠을 못 이룹니다.


BY 한숨맘 2008-01-27

이명박 당선자의 영어 몰입식 교육에 대한 것이 발표되면서 모 육아사이트에는 영어에 대한 얘기와 찬반 의견들로 가득 차더군요.

그걸 보면서 걱정이 되어 잠이 안 옵니다.

참 영어 잘 하는 애가 많은가보더군요.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영어를 시작했어요.물론 유치원에서도 1주일에 이틀씩 영어를 했고 그 테이프를 가져와 집에서 열심히 듣길래 스스로 하는 아이가 기특하다 했죠.그러면서 그 이상을 가르치거나 하지 않았어요.그냥 영어를 싫어하지 않고 흥미를 갖는것에만 신기해했죠.

그러다가 1학년 들어가면서 아이가 자기도 영어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튼튼영어를 시작했고,이제 2년이 다 되어 갑니다.아이는 나름 잘 해왔고 선생님도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때때로 지겨워할 때도 있지만 아직 영어가 싫다고는 하지 않습니다.다만 아이가 너무나 관심사가 많고 워낙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는지라 영어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하는 생각은 드는 정도입니다.그래도 학교시험 거의 만점 받아오고 책을 많이 읽어 아는 것도 많고 또래에 비해 어휘력도 풍부해서 내심 장하다 생각했었는데...

모 육아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참 영어 잘 하는 애가 많은가봐요.저는 이 동네 아이가 7살 때 이사를 왔고 워낙 사교성이 없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터라 그냥 얼굴만 알고 지내는 엄마들 몇 있을 뿐인데,그중 한 엄마가 아이 영어를 두돌때부터 시켰다길래 그냥 그 엄마가 좀 별난가보네,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그 육아사이트 들어가보니 다들 그렇게 실력이 뛰어난가 봅니다.거기 쓴글 보면 저희 아이 실력은 영유1년차 실력 정도??? 영유2~3년차 되는 아이들은 헤리포터 원서를 읽는 아이도 있다는군요.영어 받아쓰기나 일기 에세이 쓰기는 거의 기본이구요.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대로라면 앞으로 영어 못하게 되는 사람은 다른 과목도 잘 할 수 없게 될텐데(다른 과목도 영어로 수업을 한다니),우리 아이는 너무 늦었나보다 이젠 안되나보다 자꾸 그런 생각만 듭니다.그 육아사이트에 영어로 밥 먹고 산다는 엄마들 얘기가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거라 하니 더욱 좌절하게 됩니다.

작은 애를 요번에 유치원에 넣게 됩니다.성당에서 하는 인성교육 위주의 유치원이라 다른 유치원에 비해 학습도 거의 안 하는데 내가 잘못한건가 하는 생각에 자꾸 머리가 아픕니다.

작은 애는 영어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테이프나 영어 방송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어떤 날은 연속 몇 시간이고 듣습니다),그리고 구에서 하는 영어 강좌에 다니는데,내가 뭘 더 해줘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무지해서 애들 버려놓고 있는거 아닌지...참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