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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입장에서 공감가는 글이기에 ..(펌)


BY 반성해야 2008-01-27

 

 

이 글은 본 <연구소 한담>에 게재한 "꿈과 이상을 잃어버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고함"의 연작편입니다.

 

 

지난 IMF사태 이후 20,30대 젊은 세대들을 보면 철저하게 자기방어적이거나, 아니면 자기방어를 포기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거나 두 가지 중의 하나로 변해버린 것 같습니다.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직장은 더 이상 믿을 곳이 못됩니다. 세상에서 믿을 것은 오직 돈밖에 없으며, 그래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어떻게든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돈버는데 급급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은 완전히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무력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은 계속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고 있습니다. 세상을 도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이 지경이다 보니 그러다보니 정치권이든 누구든 돈벌게 해준다는 감언이설에 20,30대 젊은 세대들이 쉽게 현혹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사리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20,30대 젊은 세대들은 지난 IMF사태 이후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개인의 역량 부족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정치경제의 시스템적 오류에 기인하는 것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권력욕과 자신들의 사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자신들의 무지와 도덕적 해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정책적 실패들을 계속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정책실패의 결과를 20,30대 젊은 세대들이 모두 뒤집어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엉터리 정책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정치에 무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금의 20,30대 젊은 세대들은 마치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처럼 학생운동이나 데모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미래 운명에 대해 자신들이 결정하지도 않고 결정할 권리조차도 갖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정치권의 엉터리 정책실패의 오물들을 다 뒤집어 써야 하는 것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현실로부터 도피한다고 해서 결코 자신들의 현재 상황이나 미래 운명이 달라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오히려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할수록 자신들의 운명은 더욱 나빠질 뿐입니다. 20,30대 젊은 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20,30대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보다도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인식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인지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무엇이 문제인지 올바른 문제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올바른 문제인식을 갖게 된다면 결코 기만적인 일부 엉터리 언론들의 사실을 왜곡하는 선동과 조작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올바른 문제인식을 갖게 되면, 그 다음에는 자신들의 운명에 대해 자신들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自決의식과 주체의식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솔직한 토론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은 어디서 흘러와서 어디로 흘러 가고 있는가, 누구와 더불어 살고 있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또한, 이 세상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며, 후일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 부끄럼 없이 그리고 후회 없이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이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이 세상에 보낸 목적이 무엇인지, 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이 이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자신의 실존적 문제에 대해 철학적 역사적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시공간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이라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며, 자신의 권리와 책임이 무엇이고, 자신의 자식세대들에 대해서는 무엇을 남겨주어야 할 것인지, 자신들의 자식세대들은 어떻게 살았으면 좋을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20,30대 젊은 세대들끼리 이런 고민들을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논의하는 것이 곧 정치참여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연금문제나 일자리 문제, 주택문제, 환경문제, 교육문제 등 거의 모든 문제들이 이미 시작부터 잘못되어 있거나 또는 더욱 잘못된 길로 접어들려 하고 있습니다. 기득권 옹호적인 정책결정권자들의 무지와 도덕적 해이로 인해 말입니다. 기득권 계층의 이런 엄청난 정책실패들과 도덕적 해이를 20,30대 젊은 세대들이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신들이 앞으로 뒤집어 쓰게 될 엄청난 고통에 대해 정말로 제대로 깨닫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20,30대 젊은 세대들은 친구들과의 진지한 토론을 통해 이런 황당한 구조적 모순을 막아야 합니다.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결코 자신들의 운명을 무지와 도덕적 해이로 가득 찬 기득권 계층에게 맡겨서는 안됩니다.

 

50,60대 이상 부모세대에게 호소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비단 20,30대 자식세대들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러분 부모세대들도 똑같이 고민해봐야 하는 말입니다. 여러분 부모세대들은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굶고 고생해가며 자식들을 가르쳤습니다. 이제 그런 자식들이 잘 배워서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배움의 정도로 따지자면 부모세대가 도저히 자식세대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미 세상 역시 부모세대들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엄청나게 빠르게 그리고 전문화된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전문화되고 급변하는 세상을 잘 헤쳐 나가라고 그 고생을 하면서 여러분 부모세대는 자식들을 가르친 것입니다. 그런 자식들에게 이제는 다시 한번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리를 비켜주어야 합니다. 제대로 배운 자식세대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자식들을 가르쳐놓고 제대로 배운 자식들이 배운 것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그 고생을 해가며 가르친 것입니까? 이미 20,30대 여러분의 자식들은 자신들의 앞길을 스스로 헤쳐갈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부모세대들의 잘못된 욕심으로 자식들의 장래를 망쳐서는 안됩니다.

 

내 자식만이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남의 자식이야 어떻게 되는 말든 상관없이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잘못된 단견입니다. 아무리 내자식이 잘된다고 해도 결국 같이 살아야 할 사람들은 남의 자식들입니다. 그런데 남의 자식들이 잘못되면 될수록 결코 내자식도 온전할 수 없습니다. 남의 자식도 내 자식처럼 똑깉이 소중하게 생각할 때 비로소 내 자식도 정말로 잘될 수 있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